멸종이라는 현상은 간혹 언론에서 비춰지는 아프리카 지역의 밀렵꾼 기사나 해양에서 일어난 환경 사고 등에 의해 벌어지는 고래 등 다양한 대형동물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도 이미 익숙하게 다가와 있다. 전 세계 생물다양성은 지리적으로는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핫스팟”이라고 일컬어지는 열대우림과 같은 광활한 녹색 지대들에서 멸종이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단지 일부 나쁜 사람들의 탐욕이나 행동 때문에 이러한 생물종들의 멸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판단하기에 멸종의 흐름은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멸종은 지구 전역에서 자행되는 공공재에 대한 공격의 산물이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자연을 변형하며 문명을 구가해 왔다. 500여 년 전부터 본격화된 유럽의 팽창 및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그 파괴력이 전 세계로 확대되어 지구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공기, 물, 식물, 집단이 창조한 문화 형식의 보고는 인류가 물려받은 유산이다. 풍요로운 야생 또한 이렇게 함께 누리는 공공재이다. 멸종 위기와 생물다양성 파괴는 지구 전역에서 자행되는 공공재에 대한 거대하고 궁극적인 공격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전 세계 생물다양성 위기는 멸종이라는 모습을 통해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위기 현상과 함께 이미 우리의 피부에도 직접적으로 와닿는 심각한 문제이다. 멸종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생물다양성이 살아나 지구 전체에서 그 혜택을 누리려면 어찌해야 되는 걸까?
저자는 멸종 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려면 우선 이러한 멸종 위기의 근원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진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는 서로 연계되어 있는 복잡한 생태계에서 특정 요소 하나를 골라내어 상품으로 전환하고 단순한 형태로 분해한다.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본을 제약하는 장벽을 넘어서려는 자본의 욕망은 끝도 한도 없다.” 자본주의는 환경을 황폐화하고 끝없이 확장하며 세계를 혼돈에 몰아넣었다. 저자는 지난 시기 이루어졌던 모피 무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