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표현할 때, 치유도 일어난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우리의 자화상
‘감정’이란 단어 곁에 무엇을 둘 수 있을까? ‘풍부하다’ ‘억누르다’ ‘메마르다’부터 ‘노동’ ‘수업’이란 단어까지 기쁨, 슬픔, 사랑, 분노 등 수많은 감정의 종류만큼 감정을 수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온몸과 마음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에 비해 우리는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미숙하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외면하고 숨기려 든다. 정확히 현재 내 감정이 어떠한 상태이고 또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는 사이, 감정의 무게는 우리를 조금씩 짓누른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들은 좀처럼 감정을 절제할 줄 모르며, 때로는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어쩌면 예술가들이야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가장 능숙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기쁘고 즐겁고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채색하고, 슬프고 밉고 욕망하는 ‘감정의 밑바닥’을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곧 그들의 감정은 그림이 되어버린다.
“여기 소개된 예술가들은 모두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탁월한 예술가들이지만, 삶 속에서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서툴고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소심하고 비겁하며 때로는 강박적이고 이기적인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데에도 과잉과 결핍을 오락가락했다. 그런 만큼 그들은 자기감정에 몰입했으며, 자기표현에 충실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10쪽
그림 앞에서 만나는 예술가의 삶
여기, 모든 이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작품이 있다. 이 매력적인 작품은 우리의 시선을 머물게 하고, 심지어 작품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기기도 한다. 결코 화려하거나 규모가 커서도 아니다. 그저 창작자의 감정이나 경험이 알게 모르게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