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 한국 힙합이란 무엇인가
한국 힙합이라는 ‘문제’
한국 힙합 씬은 온라인이다
레슨, 직업으로서의 래퍼
쇼미더머니,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
자기계발 서사와 성공 신화
가장 인기 있는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장르
2_ 진정성을 논하다
미국 ‘리얼’ 힙합과 인종
산업; 기획사 vs 인디펜던트
공간; 방송국 vs 홍대
주제; 사랑 vs 삶
음악의 정체성; 모방 vs 독창
래퍼라면 랩으로
돈이냐 허슬이냐
3_ 여성 혐오는 당연한가
‘힙알못’은 누구인가
힙합은 원래 그렇다는 변명
여성 팬덤의 곤란함
그럼에도 변화는 있다
4_ 힙합과 페미니즘
불경의 정치 전략
‘bitch’의 재구성
‘여성’ vs ‘래퍼’
언프리티 랩스타의 젠더 정치
캣파이트
페미니스트 여성 래퍼
5_ 루저, 쌈마이, 상처뿐인 찌질이
블랙넛 주목하기
루저, 블랙넛이라는 텍스트
쌈마이, 나의 진정성
진정성, 남성성, 여성 혐오
6_ 한국 힙합의 남성과 사랑
흑인 남녀의 불가능한 사랑
한국 힙합; 유순한 남자들
여성의 모호함과 규격화된 사랑
환상 속의 연애
사랑과 이별이 힙합과 만났을 때
7_ 머니 스웨거와 한국형 랩스타
한국에선 안 된다던 음악
매 순간 있어, 난 작업실에
랩스타란 말 그건 옳은 표현 같아
자기계발의 주체, 한국형 랩스타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불확실한 시대의 가장 확실한 음악
이제는 몇 개인지 기억도 잘 안 나요, 보냈었던 이력서가. 노는 게 미안해서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래요. 사실 좀 분해요, 노력해도 늦었다는 게.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학벌의 한계.”
다이나믹듀오가 부른 <잔돈은 됐어요>는 4년제 대학을 나와 연봉이 몇 푼 되지 않는 불안정한 직장만 전전하다가 세상에 낙오된 젊은 남성 화자를 불러낸다. 곡의 가사는 일기나 자전적 에세이의 한 대목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고유하고 확실한 존재인 ‘나’를 사유하는 행위만큼 위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안한 시대를 겪어내며 어떻게든 성공해야 한다는 욕망이 한국 청년들을 뒤덮는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시대와 맞물려 힙합이 수용된 양상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저자는 양분된 한국 힙합 산업에 주목한다. 기획사와 인디펜던트, 방송국과 홍대 언더그라운드 씬이라는 양극단의 산업 구조는 래퍼의 진정성을 논쟁 위에 올려놓는다. 아이돌 래퍼는 유독 힙합 장르에서 ‘진정하지 않다’는 비난에 봉착한다. 그래서 이들 중 많은 래퍼가 ‘쇼미더머니’에 나가 자신이 얼마나 진정한 ‘힙합인’인지 보여 준다. 아이돌 래퍼는 대중의 인정을 받아야만 다른 래퍼와 동등한 위치로 거듭날 수 있다.
래퍼라면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가사에 드러내야 한다는 무언의 당위성 또한 힙합의 조건이다. 그 때문에 사랑 주제로 점철된 힙합 음악은 늘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음악 차트 상위권을 독주하는 노래는 대부분 사랑 감성을 표방한 ‘랩 발라드’다. 대중은 아이돌 음악과 랩 발라드를 가장 열렬히 청취하는 소비자이지만, 이들로부터 ‘대중’의 대척점에 서 있는 진정성을 요구한다. 래퍼는 대중의 취향과 기호를 충족하는 동시에 진정성까지 증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힙합은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를 양산하고 있는 음악이다. 솔직한 음악이라는 장르 특성의 비호 아래 여성 혐오 표현이나 남성 중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