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6
멋지고 징그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14
여러모로 징그러운 이슬아 작가님께 22
느끼하지만 고마운 남궁인 선생님께 32
힘센 이슬아 작가님께 40
새해의 남궁인 선생님께 54
고백하고 싶어지는 이슬아 작가님께 64
고통을 공부하느라 고통스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78
발목이 묶여도 끝내 넘어지지 않는 이슬아 작가님께 90
간혹 스텝이 꼬이는 남궁인 선생님께 104
‘라떼’를 엎어버리는 불호령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116
남궁 성씨를 빛내는 남궁인 선생님께 130
종종 서늘한 물음을 던지는 이슬아 작가님께 138
알다가도 모르겠는 남궁인 선생님께 150
하여간 언제나 사랑에서 힘을 얻는 이슬아 작가님께 160
이래저래 궁상스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174
닥침의 미덕을 설파하는 강연계 동업자 이슬아 작가님께 186
남궁인밖에 모르는 남궁인 선생님께 202
우정과 존경과 통계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218
이어진 토막편지
요즘도 가끔 말 걸고 싶은 남궁인 선생님께 230
가녀장 이슬아 작가님께 234
노잼이 두려운 남궁인 선생님께 238
NK의 친구 이슬아 작가님께 242
먼저 느끼해본 남궁인 선생님께 246
언젠가 느끼함의 세계로 진입할 이슬아 작가님께 250
며칠 전에 만난 남궁인 선생님께 254
귀인 이슬아 작가님께 258
생각하면 울렁거리는 남궁인 선생님께 262
미지의 이슬아 작가님께 264
에필로그 266
오해의 바다에서 이해를 구하다
너무도 다른 두 작가의 대결과 조우
두 작가가 있다. 아무런 간판도, 울타리도, ‘빽’도 없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창작을 병행하다가 어느 날 독자들과 직거래 방식으로 글을 직접 판 패기의 여성 작가 이슬아. 그리고 명문의대를 졸업한 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사고의 중심에 서서 의학이 들려주는 진실과 인간적인 슬픔과 분노가 버무려진 탁월한 글들을 발표해온 작가 남궁인.
두 사람은 요즈음 가장 각광받는 에세이스트들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누가 봐도 다른 점이 더 많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오해는 이슬아와 남궁인 둘 사이뿐만 아니라, 사실 독자들과도 있었다는 듯 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표정과 문체를 드러내 보인다.
어른스럽고 세심하며 부지런하고 속 깊은 젊은이처럼 보이던 이슬아 작가는 이 서간에서는 주머니에 손 하나 찌르고 한쪽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린 채 할 말 다 하는 괴짜처럼 쓴다. 편지 속 이슬아는 짓궂다 못해 괴상할 만큼 호기로운 자세로 ‘잘나가는 의사 양반’에게 쩌렁쩌렁 불호령을 내리면서 독자들을 웃긴다.
남궁인 선생님과의 이인삼각은 대충 상상해봐도 너무 웃기는군요. 우리는 잘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키와 보폭이 차이 나는데다가 어깨동무를 하기에도 어색하고 허리에 팔을 두르기에도 어색한 사이니까요. 하지만 만약에라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제 안에서 뜨끈뜨끈한 승부욕이 발동할 게 분명합니다. (… 주도권을 5:5로 나누면 아름답고 공평하겠지만 이인삼각은 그런 게임이 아닙니다. 서로 너무 배려하면 죽도 밥도 안 되죠. 둘 중 한 사람이 치고 나가야 합니다. 더 용감한 사람의 맹렬한 기세를 덜 용감한 사람이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이인삼각의 필승 비결입니다. 우리 둘의 사회적 지위와 나이, 지정 성별, 체구, 연봉 등을 고려해봤을 때 선생님보다는 제가 치고 나가는 것이 밸런스가 맞습니다. 저의 기세를 그저 겸허히 따르십시오. 혹시나 진짜로 발목을 묶게 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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