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선출간되어 유럽 각국에서 주목한 책
프랑스 ‘Bibliotheque Orange selection 2020’ 올해의 문학 작품
“남과 북 두 여성의 역사적인 만남의 기록이다. 이 책의 이슈는
남북 대립이나 가난, 불행, 독재가 아니라 사회문화를 섬세하게 기록한 데 있다.
이 책의 독창성은 두 주인공의 만남에 있다.”
Jean-Claude de Crescenzo (문학평론가·몽펠리에 대학 교수
채세린은 박지현을 만난 뒤로 오랫동안 회피해 오던 질문을 마주했다. 평생 남한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또 다른 한국인을 발견한 것이다. 박지현도 마찬가지였다.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도 아닌 ‘그냥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서야 알았다. 평화는 남북 정상회담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친밀한 공간에서, 소소한 대화로, 함께 보낸 역사와 잃어버린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만나서 대화하는 사이 둘은 평화롭게 ‘통일’을 이루었다. 이 책은 그 역사적인 순간의 기록이다.
저자에게 묻다
Q 공동 저자 중 한 분은 이야기로, 또 한 분은 글쓴이로 나오는데 박지현 님 스스로를 ‘발화 자’로 특정한 이유가 있나요?
(박지현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지금도 가끔 시를 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 이야기를 직접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가 누군가의 객관적인 시선을 거쳐 기록되기를 원했습니다. 영국판 <마리끌레르>에 저를 인터뷰한 글을 실은 외국인 작가에게서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엔 힘든 상황을 끄집어내기가 두려웠어요. 그냥 묻어두고 싶었지요. 더구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감정이 통하지 않았고 통역이 있어도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세린 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린 시절 할머니에 대한 추억, 형제와 가족에 대한 애착, 부모에 대한 공경 등 공감하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몇 년간 소통하면서 다른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또렷이 잡아내 줄 사람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