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의무, 민중에 대한 책임과 봉사
“나는 인간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는 예술을 지지한다. 예술은 우리 존재의 의미를 상징한다.”
타르콥스키에게 예술은 언제나 예술 그 자체가 아니라 민중을 향한다. 그는 인간의 정신적 잠재력이라는 절대 자유를 표현하는 데 예술의 기능이 있으며, 따라서 예술이란 “인간 영혼을 집어삼키는 물질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을 위한 수단”이다.
예술가는 묶여 있는 사람이다. 결코 자유롭지 않다. 예술가는 자신의 재능으로 민중에게 봉사해야 한다. 예술가를 묶고 있는 것은 자신의 재능과 소명이고, 그것을 통해 민중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영화 〈스토커〉에서 연약해 보이는 주인공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려는 의지를 가진 가장 강한 사람이다. 그가 끝까지 살아남는 것 역시 이러한 자신의 의지와 믿음 덕분이다. 스토커의 역할과 본질은 타르콥스키에게 사실상 예술가의 본질과도 같다. 예술가는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려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정신적으로 익사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영혼의 밭을 쟁기로 갈아 써레로 고르게 하여 영혼이 선善으로 향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타르콥스키가 바라보는 예술이다.
타르콥스키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타르콥스키에게 영화는 민중에 봉사하기 우한 예술적 수단이다. 그는 사람들이 영화를 찾는 이유가 오락거리나 일종의 환각제를 찾기 위함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이 바로 “시간을 찾아서, 다시 말해 잃어버렸거나 소비한 시간, 아직 얻지 못한 시간”을 찾으려고 영화를 찾는다고 말한다. 영화는 “인간의 사실적 경험을 확장하고 제고하고 집중시켜주”는 예술이며, 바로 거기서 영화의 실질적 힘이 나온다. 따라서 관객은 ‘목격자’에 가깝다고 한다.
타르콥스키가 이상적인 영화로 꼽은 것은 연대기Chronicle이다. 삶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무한한 환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