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스포츠 역사를 뒤흔든 약물들
1부 또렷한 정신
마약은 경기력을 향상시킬까? - 코카인과 자극제
ADHD와 도핑의 상관관계 ? 암페타민과 신경 도핑
감기약과 맞바꾼 금메달 ? 에페드린과 클렌부테롤
잘 쓰면 축포, 못 쓰면 오발탄 ? 프로프라놀롤과 베타 차단제
2부 탄탄한 근육
스포츠 역사를 바꾼 냉전의 산물 - 스테로이드
울룩불룩 근육 만들기의 뒤안길 ? 단백동화 남성화 스테로이드
도망가는 선수, 뒤쫓는 검사관 ? 디자이너 스테로이드
실력도 키처럼 자랄 수 있을까? - 성장 호르몬
3부 견디는 힘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의 매력 ? 고지대 훈련
피로 더럽혀진 승리의 비밀 ? 혈액 도핑
신세계와 심장마비 사이를 달리다 - EPO
4부 유용한 도구
수영복은 복장일까, 도구일까? - 수영복과 기술 도핑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불공정 ? 자전거와 기계 도핑
블레이드 러너의 비상과 추락 ? 장애인 선수의 보조기구
수술은 도핑의 영역일까? - 토미 존 수술
5부 복잡한 성별
그 선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 성별이 모호한 선수
트랜스젠더 선수, 경기장에 등장하다 ? 성별을 바꾼 선수
에필로그: 그리고 스포츠는 계속된다
주
약물 색인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도핑!
감기약 한 알 때문에 금메달이 취소된 억울한 사연?
우리가 몰랐던 눈물의 스포츠사
스포츠 역사에 ‘도핑’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놀랍게도 100여 년 전만 해도 약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스포츠가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스포츠를 생계의 수단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활동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화하자 건강을 해칠 때까지 약물을 복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났고, 본격적으로 스포츠 단체의 반도핑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도핑’이라는 단어에서 어둠의 세계에서 거래되는 불법적인 약물을 먼저 떠올리지만, 경기력 향상 약물 또한 ‘약물’이기에 의료 목적의 처방과 도핑의 경계가 모호한 사례도 많다. 어떤 약물들은 선수에게서 검출되면 도핑 판정이 내려지지만, 병원이나 약국에서 일상적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핑을 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반도핑 규정이 자리를 잡아가던 중 억울하게 도핑 판정을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특히 감기약과 알레르기 및 천식 치료제에 많이 사용되는 에페드린 성분은 여러 피해자를 낳았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수영 선수 릭 데몬트는 천식 약을 복용했다가 도핑 검사에서 에페드린이 검출돼 도핑으로 처리됐고, 2000년 루마니아의 체조 선수 안드레아 라두칸은 37킬로그램의 작은 체구 때문에 감기약 한 알을 먹고도 혈중 에페드린 기준을 넘겨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의학계와 한의학계의 이원화된 의료 구조 때문에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7년 국내 프로야구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임석진이 마황이라는 약재가 들어간 한약을 잘못 먹었다가 도핑 검사에서 에페드린이 검출됐던 것이다. 이 책은 도핑을 피하기 위해 감기약과 한약마저 조심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며, ‘도핑’이라는 단어의 껍질을 벗기고 약물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냉전 시대에는 국가 차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