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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양장
저자 파블로 카잘스,앨버트 칸(엮은이
출판사 한길사
출판일 2021-07-12
정가 22,000원
ISBN 9788935668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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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 │ 첼리스트 양성원
카잘스의 초상 앞에서 │ 엮은이 앨버트 칸

은퇴 없는 삶
음악의 세상이 열리고
바흐, 내 영혼의 샘이여
젊음과 가난의 순례
땅을 딛고 일어서라
첼로와 함께 백악관 입성
인간 군상
인터뷰 당시 카잘스의 모습들
카잘스가 오늘 연주를 거부합니다
누구를 위한 음악인가
조국 에스파냐에 지는 태양
파시즘의 그림자
나의 무기 첼로
침묵! 나는 원칙을 말하자는 겁니다
말구유에 담은 평화

카잘스 연보 1876-1973
카잘스 불후의 명반들
당신은 왜 음악을 합니까? │ 옮긴이 김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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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파블로 카잘스의 이름 옆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다. 1890년 열세 살의 카잘스는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바르셀로나의 고악보서점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악보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총 6곡 36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모음곡은 카잘스 이전까지 각각 동떨어진 첼로 연습곡 정도로만 취급받아왔다. 하지만 카잘스는 여섯 곡을 전체로서 연주했을 때에야 느낄 수 있는 모음곡의 유기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10년이 넘는 기간을 연습한 후 스물다섯 살이 되어서야 공식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어떤 반주도 없이 오로지 첼로 현의 선율만으로 채워지는 이 곡은 연주자에게 마치 ‘발가벗겨진’ 듯한 부담감까지 줄 정도로 연주자의 탄탄한 역량을 요구한다. 카잘스에 의해 재발견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이후 ‘첼로 연주의 구약성서’로 불리며 첼리스트들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었다.
나아가 12세라는 나이에 바르셀로나 음악학교에서 첼로 운지법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당돌한 시도를 하는 등, 논란의 여지 없는 성장 가도를 달리며 카잘스의 예술적인 재능은 현대 첼로 연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장하게 직시하고, 낙관하며 행동하던 예술가>

“그들의 말에 의하면 외교의 복잡미묘함을 내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일이 순서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_342쪽

거대한 사회적 흐름 앞에 한 명의 개인은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그것이 정치와 직접적으로 결부될 때는 더더욱 큰 벽에 부딪히고 만다. 양차 세계대전과 전간기의 에스파냐 내전 한복판에 있던 카잘스는 이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선 인물이다.
1936년 바르셀로나 몬주익 궁전, 스페인 제2공화국 선포를 기념했던 그곳에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리허설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마지막 악장을 시작하기 직전 한 남성이 무대로 뛰어들었다. 그는 카잘스에게 봉투를 건넸다. 그 안에는 파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