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함께해줘’
빛나는 청춘의 순간을,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음을
<청춘기록>의 주요한 공간이자 배경인 한남동과 연예계는 오늘의 우리네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한동네 친구이지만 이른바 물고 태어난 수저 색이 달라서 가는 과정이 너무나 판이한 해효와 혜준의 이야기는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부정하고 싶지만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불편한 진실을 목도하게 만든다. 연예계는 또 어떠한가. 신인 모델의 출연료를 떼어먹고, 끊임없이 일을 꾸미는 태수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양 보도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현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차가운 현실을 딛고 스스로의 힘으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성공을 이뤄낸 혜준의 모습이나 부당함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멋지게 맞서는 정하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혹은 살아낸 청춘의 한 자락을 기억하고 함께 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우리가 <청춘기록>에 울고 웃을 수 있었던 건 이런 청춘들의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에피소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건 그들 주변의 인물 하나하나에 평범한 우리의 인생이 담겼기 때문이었다. 때론 가장 든든한 응원군인 동시에, 가시 돋친 말로 상처를 주는 가족. 든든한 파트너이자 경쟁상대인 친구, 그리고 끊임없이 위기로 내모는 이들이나 그런 순간마다 손을 내밀어주는 지원군까지 작가의 숨결로 입체적으로 그려진 이들의 서사는 그 모든 관계들이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명희 작가는 탄탄한 구성과 서사, 촘촘하게 설정을 쌓아올려 완성시킨 매력적인 캐릭터, 특유의 현실적이고도 따뜻한 대사로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청춘기록 대본집》은 이 특별한 드라마의 기획 단계부터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기까지 그 시작과 끝을 한 권으로 담아낸다. 작가 특유의 감각적이고도 공감 넘치는 필치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이 생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