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동은 누구인가?
사회운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들어 보았을 이름, 피에르-조제프 프루동. 아나키즘 사상가이자 이론가, 혁명가로 ‘파리 코뮌’을 비롯한 프랑스와 유럽의 혁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 사회에서 프루동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20세기 초부터 한국의 사회주의 운동이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온 까닭에, 그 마르크스가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혹독하게 비판했던 프루동의 사상과 이론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번역되고 소개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마르크스와 프루동, 두 사람은 각각 권위주의적 사회주의와 리버테리언 사회주의를 대변하는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제1 인터내셔널에서 강력했고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역사의 부침 속에서, 드물게 번역 출판되었던 프루동의 책들은 금세 절판되어 버렸고, 지금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들어 보았지만, 그 실체를 직접 알기는 어려웠던 인물, 프루동. 이번에 번역 출판된 『프루동 평전』은, 이 점을 아쉬워했을 독자들과 함께 우리 사회 지식사회의 오래된 갈증 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탁월한 전기 문학
스스로 아나키스트임을 선언하고 연방주의의 원리를 확립했던 프루동의 삶과 사상은 캐나다의 작가이자 활동가였던 조지 우드코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우드코크가 프루동의 모든 면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우드코크는 그 시대의 사람으로서 프루동이 가졌던 단점과 한계들도 냉정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 비범한 인물의 생애와 사상을, 그가 살았던 시대, 그의 수많은 저작들, 파노라마와도 같은 인간관계의 그물 속에서 균형감 있고 흥미진진하게 그린 이 작품은, 전기 문학의 탁월한 성취로서도 손꼽힐 만하다.
150년이 지나서도 유효한 프루동의 사상과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