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적자생존’은 비교급이었어야
머리말
제1부 · 진화의 아이콘
제1장 · 기린: 과학은 경이로움에서 시작한다
제2장 · 가축화 유추: 다윈의 원죄
제3장 · 갈라파고스 제도와 핀치: 대표적인 것이 아닌 두 아이콘
제4장 · 뇌: 우리 조상의 가장 큰 적
제2부 · 굿 이너프 이론
제5장 · 중성을 받아들이다
제6장 · 기묘한 범위: 과잉을 향한 편향
제7장 · 자연의 안전망
제3부 · 우리의 승리와 그 부작용
제8장 · 내일의 발명
제9장 · 인류의 안전망
제10장 · 탁월성 음모: 진화윤리학 비판
미주 /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 / 찾아보기
“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모두 반드시 읽게 될 책이라고 확신한다.” -최재천
1등이 아닌 평범한 존재도 살아남는 세계
현대인은 모든 것이 고도로 발전하는 최첨단 문명 속에서 생활하지만 정작 삶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마냥 생존에 대한 불안으로 뒤덮여 있다. 34년간 인류에 대한 연구를 해온 저자 다니엘 S. 밀로는 이것이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오직 1등만을 최고로 여기는 잣대와 경쟁 강요가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한해 자살자수가 10만 명당 27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밀로의 이 주장은 꽤 특별하게 다가온다. 인류는 자연에 존재하는 효율, 최적화에 따른 적자생존의 법칙이 인간사회에도 적용된다고 여겼고 이 이치를 잘 따랐기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밀로는 이 생각을 정면으로 부정하는데, 정작 자연에는 적자생존이 존재하지 않고 효율, 최적화보다는 낭비와 과잉을 통해 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전작 『미래중독자』를 통해 인류의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이 뇌나 불의 발견이 아닌, ‘내일’이라는 개념을 만들면서부터라고 밝힌 것처럼 또 한번 기존 인식을 달리하는 주장을 펼치는 밀로는 평범성이라는 뜻밖의 요소로 인류의 불안을 걷어내고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자연은 적자생존을 말한 적 없다!
사회에 불안을 유발하는 1등 추구, 즉 적자생존이 어떻게 인류의 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인지에 관해, 밀로는 다윈이 적자생존 개념을 “자연에서 사회로 비약해서 적용”했고 효율, 합리 탁월성을 필요로 하는 “밀턴 프리드먼의 사상에서 복음”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적자생존이 자본주의의 사상적 기반이 되어서 인류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밀로는 이 적자생존이 사실 자연에서 극히 일부에서만 보이는 점을 지적하며 적자생존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말한다.
적자생존에 따르면 모든 생물은 생존 능력이 뛰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