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7
감사의 말 9
한국어판 서문 12
1장 이데올로기로서의 근대화: 문제에 접근하기 17
2장 미국의 사회과학, 근대화론, 그리고 냉전 53
3장 근대성, 반공주의, 그리고 진보를 위한 동맹 139
4장 평화를 위한 근대화: 평화봉사단, 지역사회개발 그리고 미국의 임무 212
5장 전쟁 중의 근대화: 대반란전과 베트남의 전략촌 프로그램 289
결론 392
옮긴이 해제 404
참고문헌 417
지은이/옮긴이 소개 447
‘발전’이라는 오만과 기만
근대화론은 미국이 탈식민 세계의 조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의 산물이었다. 1961년 케네디 정부가 등장했을 때 제3세계에는 민족주의와 혁명의 물결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0여 개의 신생 독립국은 비동맹 운동을 표방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 소련 등의 열강에게 사회 경제적으로 필요한 원조를 요청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대화론이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특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왔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에서, 레이섬은 근대화론을 1950~60년대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전 분야가 근대화를 공통의 연구 의제로 상정하여 도출한 이론의 총체라고 설명하며 그것의 형성 과정을 검토한다.
레이섬이 보기에 근대화론은 ‘후진적’ 사회를 근대성의 종점으로 이끌 수 있는 ‘발전된’ 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계몽주의나 사회진화론과 매우 유사한 논리 구조를 가졌다. 근대화론자들은 미국을 근대화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모델로 설정함으로써 오직 미국의 우월한 위치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만을 기준으로 다른 국가들을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아직 발전을 이루지 못한 국가들은 미국이 밟은 경로를 뒤따를 것이라고 상정되었다. 그러나 근대화론자들이 설정한 보편적이고 단선적인 발전 단계는 미국이 밟았던 역사적 경로를 ‘과학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그들은 미국이 저개발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 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야말로 미국의 이타적이고 자애로운 정체성에서 도출된 사명이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는 근대화론자들이 학계와 정부 간의 냉전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들어가고, 급기야 케네디 정부에서 중요한 대외 정책 관련 공직을 맡으면서 미국의 제3세계 정책을 주조하기 시작했다. 근대화론자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통해 제3세계의 민족주의 세력과 저개발 사회를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끌 객관적인 정책 수단을 발견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