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유럽과 아시아의 지중해: 연속과 단절
^제1부 국경 없는 발전 모델: 유럽의 두 지중해
1_지중해와 글로벌화
2_원거리 교역과 도시 주권: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3_한자동맹: 발트해의 협력모델
제2부 아시아 지중해의 초기 윤곽: 조공무역의 우세
4_아시아의 교역왕국과 독립적인 도시공동체:
5_아시아에서 교역의 조직화: 중앙정부 독점체제의 무게
6_조공무역과 비공식무역
7_아시아 역내교역에서의 일본의 위치: 중국 헤게모니에 대한 저항
8_아시아의 해양 체제 155
제3부 서구와 아시아 교역 네트워크의 접속
9_유럽의 팽창인가 아시아의 흡인력인가?
10_강제 개방과 개항장
11_아시아 교역 네트워크의 코즈모폴리터니즘
제4부 재글로벌화의 중앙무대: 아시아 지중해 제2의 탄생
12_글로벌화 도전에 직면한 중국 해항도시
13_동아시아의 궁형제조업지대
14_홍콩 대 상하이: 중개인 경쟁
15_아시아 물류 플랫폼 간 경쟁
16_홍콩, 상하이, 베이징: 중국의 국제금융센터는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
제5부 아시아 지중해와 국가주권에 대한 도전
17_트랜스내셔널 지역과 동아시아 경제회랑: 아시아 지중해
18_아시아 지중해와 중국 경제공간의 형태 변화
19_지역 보호주의와 무역 전쟁: 중국 시장의 파편화
20_다시 해양으로 향하고 있는 중국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의 유럽 지중해 개념을 아시아적 맥락에 적용시키고자 한 가장 포괄적이며 가장 최근의 시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6세기 필립2세 시대 유럽지중해를 매개로 이루어진 광의의 문화교섭 현상에 주목한 브로델의 연구는 학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이유로서는 액체공간을 중심으로 한 역사 연구가 가지고 있는 신선한 마력, 전체사 지향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장기지속이나 구조 그리고 콩종튀르와 같은 개념틀의 유효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그의 연구는 지중해라는 개념을 확대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에 적용되면서 보통명사화 된 지중해라는 개념은 여러 연구자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프랑수아 지푸루를 비롯해 아시아 지중해를 논하는 연구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아시아 지중해는 문화, 물질, 인간의 이동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문명의 교차로임에 주목했으며 아시아 해양에서의 문화 교류 양상을 살피고 아시아 지중해 교류권을 분석하고자 했다. 한국 학자들 세계에서도 지중해 개념은 낯설지 않다. 김정하는 문화적 동질성이 존재했던 고대 ‘동아지중해’를 상정하고 이를 설화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또한 권덕영은 ‘황해지중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고대 아시아의 지중해인 황해에서 이루어진 한중일 삼국의 소통과 융합, 교류의 역사를 밝히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경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경제권을 하나로 만든 것은 국경도 아니고 중국, 일본, 한국, 동남아 여러 국가의 집단도 아니다. 사실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바는 해양 회랑(maritime corridor이다. 해양 회랑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싱가포르까지 국민국가의 부분들을 포괄하고 있으며, 법적 공간과 기업가적 실천의 점진적인 동질화를 바탕으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이 다이내믹하게 이 부분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경제와 영토의 만남이 창출한 이런 특정한 지형은 역사적인 선례가 없지 않다. 14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