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인천공항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 가방을 든 이들로 분주하다. 그 속에는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의 등산 가방을 메고 나선 단체 관광객들도 있다. 물론 이들의 목적지는 백두산 천지 한 곳만이 아니다. 보통 관광객들은 대련으로 들어가서 연길이나 하얼빈으로 나오는데, 2014년 이후 대련-하얼빈 코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2014년 1월 하얼빈역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의 코스는 하얼빈보다 길림성과 요녕성에 집중되어 있다.
『역사를 따라 걷다』 2권은 ‘백두산 천지’와 ‘연변 지역’을 큰 축으로 삼고, 길림성과 요녕성 일대 우리 역사를 따라 걷는다. 앞서 출간한 1권의 경우 한국인들에게 낯선 ‘내몽고’와 ‘흑룡강성’이 주요 무대였던 탓에 독자들이 그 내용을 체감하는 데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데, 2권은 그에 비하면 익숙한 지역이라 그 한계를 조금은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실제로 길림성의 경우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백두산 관광의 필수 코스에 해당하는 용정, 명동촌, 청산리 등이 있어 우리에게 그리 낯선 땅이 아니다.
답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1990년대 말부터 2015년까지 10일 이상 장기간 답사만 해도 근 10차례 정도에 달한다. 길림성과 요녕성은 한국독립운동 사적지가 많이 분포돼 있어 수시로 드나드는 지역 중 하나이다.
이 책은 10일 이상 답사를 중심으로 하고 여기에 그간 수십 차례 진행된 이 지역의 단기간 답사 정보를 녹여내는 형태를 취하였다. 2권의 특징은 잘 알려진 사적지와 그렇지 않은 사적지를 함께 소개했다는 데 있다. 무관심과 시간의 먼지 속에 묻혀 있는 사적지를 찾아내는 일은 내게 가슴 벅찬 보물찾기와 같다. 나자구 신선 동굴에서 발견한 태극기, 중국 유일의 조선족자치현인 장백현에 숨어 있던 한반도와 중국의 또 다른 이야기, 해성에서 마주한 우리나라 여성 의병의 상징 윤희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