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비라는 말이 지천으로 쓰인다. 선비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동네가 선비의 고장이라고 목청을 돋운다. 정말 그럴까?
누가 더 옳은 길을 걸었는지, 또는 어느 쪽이 더 훌륭한 삶을 살았는지 찾아보는 기준은 ‘시대적인 과제를 무엇으로 인식했는지’라는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생존 문제가 먼저인가 아니면 인간답게 권리를 갖고 사는 것이 더 우선인가를 따질 수 있듯이, 모든 시대는 나름대로 가장 기본적이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를 갖기 마련이다. 나라가 쓰러져가고, 또 무너졌을 때, 그 누구보다 앞장서고 강력한 투쟁을 펼친 역사를 찾노라면 경북 사람들의 모습이 가장 두드러진다.
경북 사람을 자랑하려는 것이 주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내일 우리 후손이 걸어야 하는 바른 길이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것이 초점이다. 그런 길을 걸었던 분들을 찾아가서, 우리가 걸어야 할 길, 나아가야 할 길을 물으려는 것이 이 주제에 매달려온 이유다. 이들이야말로 그 시대의 선비요, 오늘의 선비가 가야할 길을 말해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용을 찾고 가지런히 다듬는 일에 매달려오는 동안 한국 독립운동 51년사에서 경북 사람들이 펼친 독립운동을 주제로 논문을 쓴 것이 수십 편을 넘는다. 그 가운데 독립운동 단체와 사건을 제외하고, 인물을 주제로 다룬 논문만을 추리고 짧은 평전까지 몇 편 포함하니 28편이 된다.
경북을 독립운동의 성지로 만든 사람들이란 주제로 서장을 내세운 뒤, 글을 5장으로 나눈다. 제1장은 의병에 참가한 인물 5명과 한 문중을 다룬 6편, 제2장은 혁신유림과 나라 밖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 9명을 다룬 8편, 제3장은 여성 독립운동가와 교육운동가 3명을 다룬 3편, 제4장은 사회주의로 민족해방을 추구한 8명을 다룬 9편, 마지막 제5장은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2명을 다룬 2편으로 구성한다. (책을 펴내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