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아프면 보이는 것들 : 한국 사회의 아픔에 관한 인류학 보고서
저자 제소희
출판사 후마니타스
출판일 2021-08-02
정가 18,000원
ISBN 9788964373804
수량
서문


1부?아픔의 경험이 연결하는 관계들

산후풍의 바람風, 그리고 바람望
: 민속병의 의료화 과정과 질병 서사와의 괴리/제소희

부모이자 피해자로 살아가기
: 가습기 살균제 참사 부모 피해자들의 이야기/김지원

당신이ㅤ내게ㅤ남긴ㅤ것
: HIV와 감염의 윤리/서보경

아이 없음의 고통
: 한국 사회에서 의료화된 난임의 경험/윤은경

한 희귀난치 질환자의 삶과 연대
: 연대의 기반이 된 취약성/박영수


2부 아픔의 구조가 드러내는 문제들

법이 결정해 주지 못하는 것들
: 중증 질환의 병원 사망 경로/강지연

돌봄ㅤ노동과ㅤ생명정치
: 한국적 의료화와 조선족 간병사들/이기병


의료화된ㅤ근대성과ㅤ일상화된ㅤ의료화
: 정치와 존재론의 연결 위에서/김태우

무엇이 사고를 사회적ㅤ참사로ㅤ만드는가
: 국가와 제도 폭력/이현정


3부?아픔의 경계가 던지는 질문들

나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이름표
: 드림칼리지의 사례로 본 장애 개념의 쓰임과 한계/이예성

성매개감염 경험이 말해 주는 것
: 20, 30대 한국 여성들의 HPV 감염 경험을 중심으로/김보영

‘성스러운ㅤ몸’과 ‘무의미한 몸’
: 반목하는 한국 현대사 속 ‘손상된 몸’들/유기훈

오염의 경계선 찾기
: 신종 담배 출현으로 본 의료화의 현실/김관욱


찾아보기
<책속에서>
아픔은 온 세상이 몸 하나로 위축되는 경험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일상에 가려져 있던 아픔의 현장을 드러내기 위해 쓰였다. 흙 밭 위 줄기들을 따라가 감자 덩굴을 캐내듯, ‘아픔’ 속에 엉켜 있던 관계들을 끄집어내어 인류학의 시선으로 풀어헤쳐 보고 싶었다. 이렇게 아픔의 현장을 대면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관계들이 보인다. 이는 기존의 아픔과 건강에 대한 개념들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아픔을 수사하고 설명해 온 기존의 언어와 개념들에 대해, 그것의 바탕을 이루는 인식론적·존재론적 가정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비판하고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 ?서문?, 16쪽

의료화에서 낙오된 이들은 치료 중에도 자신의 증상이 부정되고 의료 현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경험한다. 산후풍 서사 분석을 통한 증상의 세분화와 통합적 이해가 필요하다. 산후풍이라는 병으로 자가 진단한 여성들은 이를 불치병, 난치병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혼재되어 있는 많은 증상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과거에는 난치였지만 점차 치료 가능한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민간 의료 지식에 따른 자가 진단이 오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의원을 제외한 일반 병원에서는 산후풍이라는 병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자가 내원하면 임상적 검사를 거쳐 발견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대증요법적 치료가 이뤄질 뿐이다. 이 과정에서 산후풍이라는 병명은 사라지고, 혈액순환 장애, 근육통, 관절통,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생의학의 범주로 떼어 분류되며, 이에 따른 치료가 이뤄진다. 환자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무시되고, 정신적 문제로 치부돼, 자신의 고통이 부정된다고 느낀다.
― ?산후풍의 바람風, 그리고 바람望 ?, 38-39쪽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 출시되었던 1994년부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알려진 2011년까지 17년이 흐른 후에야, 피해자들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