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막는가?
1장 냉전이 남긴 것들 _ 베를린 장벽
사건
- 베를린 운명의 날
- 동독의 분노
장벽
- 치킨 게임의 결말
탈출
- 탈출은 왜 계속되나
붕괴
- 장벽은 끝났다
그 후
- 통일의 현실
2장 보안에서 고립까지 _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건
- 드레퓌스는 범인이 아니다
-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장벽
- 그린라인을 침범한 장벽
- 장벽에 갇힌 인권
탈출
- 노동자는 장벽을 넘는다
3장 굴욕의 국경선 _ 미국-멕시코
사건
- 빼앗긴 텍사스
- 신보다 가까운 미국
- 경제 협력의 함정
장벽
- 마약과의 전쟁
탈출
- 죽음의 열차를 타다
그 후
- 히스패닉의 반격은
4장 가장 폐쇄적인 장벽 _ DMZ
사건
- 그 전쟁의 시작
- 오판과 착오의 비극
장벽
- 요새가 된 비무장지대
- 냉전과 열전 사이
그 후
- 휴전선은 어떻게 남을까
5장 다시 갇히고 막힌 것들 _ 보이지 않는 장벽
- 모든 것은 경제다
- 나눌 수 없다면 뺏는다
- 대공황 후 남은 과제
- 바이든에 거는 기대
에필로그 _ 팬데믹 시대의 장벽
장벽의 안과 밖, 삶과 죽음을 가르다
장벽 안에서는 안정을, 밖에서는 고통을
냉전의 상징 베를린 장벽은 무너져 내렸다. 그 후의 독일은? 한때 두 개의 독일이 있었다. 이들 사이를 가르던 베를린 장벽은 냉전의 상징으로 굳게 버티고 있었지만, 자유를 갈망하던 동유럽 변화의 바람을 거스를 수 없었다. 40여 년간 분단의 역사를 끝내고 독일은 다시 하나가 되었지만, 독일 국민에겐 현재까지도 커다란 숙제가 남아 있다. 1990년대만 해도 동독의 1인당 GDP는 서독의 43%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75%까지 따라잡았다. 이 수치는 유럽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동독인은 서독의 경제수준에 비교한다. 스스로 ‘2등 국민’이라는 상대적 박탈감에 신음한다. 통일 이후, 독일은 서독의 시스템으로 국가를 정비했고 자연스레 서독 엘리트 대부분이 국가의 고위직을 차지했다. 서독인은 동독인을 차별했고, 이는 고스란히 동독인에게 상처로 남았다. 2019년, 독일은 통일 30주년을 맞이했다. 동독 주민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스스로를 ‘2등 국민’이라 생각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장벽은 보안장벽인가, 아니면 분리장벽인가? 소위 ‘이·팔 분리장벽’은 이스라엘이 쌓아 올렸다. 2000년대 초 팔레스타인 과격분자의 테러 공격이 심해지면서부터다. 이 때문에 ‘보안장벽’, ‘테러 방지 장벽’이라고 부르지만, 이 장벽은 테러범만 막는 것이 아니었다. 기존에 정착해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장벽에 갇혔다. 대대손손 땅을 지켜온 사람들이 영주 허가를 받아야 했고, 땅을 잃은 사람들은 노동자가 되어 이스라엘로 나가야 했다. 이스라엘로 가는 출근길은 까다로운 몸수색을 거쳐 통상 2시간이 걸렸고, 그러자면 출근을 위해 새벽 3~4시에는 나와야 한다. 일과가 끝나면 팔레스타인 집으로 돌아와 다시 고통스런 새벽 검문소 절차를 밟는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장벽을 직접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손으로 쌓아 올렸다. 생존을 위해. 가자 지구 주민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