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5
프롤로그…8
1 언택트 노동 | 배달노동자의 다리로 메운 사회적 거리…21
2 고령화 | 아프고 가난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39
3 이주민, 이주 노동 | 무차별적인 바이러스, 차별적인 지원…65
4 여성, 성평등 | 36.1년,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성평등 시간…93
5 성 소수자 | 배제와 혐오에도 사람은 죽는다…107
6 정신장애인 | 탄광 속의 카나리아, 자유가 치료다…127
7 감염환자, 낙인 | 바이러스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아픔…157
8 중국, 중국인 | 국내 정치에 불과한 중국 혐오…181
9 의사, 의사협회 | 슬기롭지 않은 의사들의 정치…197
10 간호사 | 면허 소지자 절반이 간호하지 않는 나라…229
11 종교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해도 감염은 피할 수 없다…243
12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 아는 것을 안다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라…263
13 가짜 뉴스 | 팬데믹만큼 무서운 인포데믹…275
14 유전학 | 거짓말하지 않는 바이러스 게놈…301
15 여행, 환경, 자본 | 탄소 배출, 플라스틱 사용 세계 3위 ‘한국’…317
16 코로나 블루 | 우울과 무기력도 전염이 되나요…333
17 백신, 백신 거부 | 집단면역으로 가는 길…347
주…360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고단한 삶’
이 책에서 코로나 시대, 사회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음지를 맴돌았던 사람들 다수에게 두려움의 대상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그들의 고단한 ‘삶’ 자체였다. 발달한 과학기술은 실시간으로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우리 앞에 감염환자 통계를 보여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 사회의 민낯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재난은 불평등하다”라는 명제는 코로나를 마주한 한국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언택트 노동’으로 인해 세상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바뀌었으며, 마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것처럼 이야기되곤 했지만, 현실은 참혹하다. 2020년 노동 보건 단체인 ‘일과 건강’이 택배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평균 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주당 평균 71.3시간을 일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무색할 정도이다. 모두가 정부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를 두는 동안 택배노동자는 71.3시간을 일하며 누군가의 거리를 좁히다 다치거나 과로로 인해 심지어 목숨을 잃었다고 책은 전한다.
코로나로 인해 성불평등의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대표적인 것은 실업이다. 2020년 5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월 102만 명이 실직했다. 실직자 중 여성이 62만 명으로 남성보다 1.5배 일자리를 잃었다. 고용노동부가 지급한 돌봄 비용을 통해 여성의 62%, 남성의 38%가 돌봄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의 충격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일자리를 더 잃었으며 가족의 돌봄도 훨씬 더 챙겨야만 했던 것이다.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없었던 사람들
기억하다시피 코로나 1차 대유행 당시 정부는 마스크 쓰기에 사활을 걸었다. 정부가 사재기를 단속했으며 급기야 ‘공적’ 마스크를 도입해 통제했지만, 한동안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긴 줄을 서야 했다. 오랜 기다림에 구입한 제한된 마스크를 재사용하면서까지 대유행을 버텨야 했다. 그러나 그 줄에 설 수 없었던 사람들도 존재했다. 해외에선 온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