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없는 원숭이》의 데즈먼드 모리스가 선사하는
털 있는 매혹덩어리, 고양이의 예술사
선사시대의 암각화부터 인상파 화가들의 초상, 현대의 풍자 일러스트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 속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준 고양이의 천태만상 자태
인류를 사로잡은 반려동물로 최고를 다투는 고양이. “나만 없어, 고양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고양이는 인간에 복종하지 않는 아스라한 매력으로써 금세기 가장 강렬한 포유류 팬덤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그들에 관한 사소한 지식에까지 이르기를 바라는 애서가들의 열망에 부응하듯, 동서고금의 명화들을 통해 고양이가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되짚는 책 《고양이는 예술이다》(은행나무 刊가 출간되었다. 《털 없는 원숭이》로 명성을 떨친 동물 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스스로 초현실주의 화가이기도 한 이력을 살려 고양이의 생태와 미술사를 접목하여 집필한 고양이 예술사 에세이이다.
신의 상징, 악마의 현신, 쥐 잡이, 움직이는 장난감, 집 안의 일인자까지 화폭에 표현돼온 변화를 통해 고양이의 사회적 위상과 처우가 어떻게 달라져왔는지를 살펴본다. 마녀사냥의 광기가 작열하던 중세에는 무더기로 불태워지던 고양이가 이제는 동물권을 누리며 유유자적하는 데서 문명의 발전을 볼 수 있듯이, 고양이가 인간의 사회에 편입되어온 양자 간의 교류사는 동시에 고양이를 그려온 인간의 역사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시선은 기원전 5000년 리비아의 싸우는 고양이 암각화에서 시작하여 중세의 동물우화, 피카소의 초상, 솔 스타인버그의 〈뉴요커〉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뱅크시의 벽화 등 아주 최근의 고양이 예술까지 가닿으며, 남아메리카 부족의 문화와 아시아의 수묵화, 우키요에파까지 지역 또한 가리지 않는다. 선별된 137개의 고양이 명화들을 저자의 동물학 지식을 바탕으로 읽어냄으로써 가장 정확한 고양이의 역사, 그리고 고양이를 그려온 인간의 예술사를 톺아볼 수 있다.
고양이의 자태를 화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