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끊임없이 연결되고 변화하며, 나와 우리를 변화시킨다
신경과학자 이현수 선생님이 들려주는 기억 이야기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고 누구나 그 데이터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진 세상이 되니 인간의 기억은 더욱 불완전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기억을 단순히 저장과 인출만으로 볼 수 있을까? 『기억한다는 것』은 의대에서 해부학을 가르치며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이현수 선생이 ‘연결과 변화’라는 관점에서 기억을 살펴보며, 우리의 기억이 보이는 다양한 특성과 그 의미를 짚어주는 책이다.
왜 연결과 변화일까? 저자는 뇌 속의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일하고 있는 방식을 선명하게 묘사해 준다. 신경세포들은 아주 좁은 틈을 두고 연결되어 있으며 그 연결점(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이러한 신경세포 사이의 소통과 연결이 바로 기억이라는 것이다. 신경세포 간의 연결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강도가 강화되거나 약화될 뿐 아니라, 새로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변한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덮어 쓰고, 고치고, 추가하고, 필요 없는 것은 지우기도 하는 형식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홀로 살 수 없듯이 모든 기억은 홀로 고립되어 있을 수 없으며, 많은 요소와 다양한 연결을 맺고 있을수록 오래 안전하게 유지된다. 저자는 이러한 기억의 원리들을 때로는 ‘떡볶이 네트워크’나 대형 할인점 등의 비유를 들며 솜씨 좋게 설명하고, 영화와 소설, 일상 등 다양한 소재들을 연결시키며 경쾌하게 들려준다.
기억과 감정의 관계도 그렇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억 구슬에 감정의 색이 저절로 입혀지듯, 감정과 기억은 저절로 연결되어 저장된다. 그래서 기억이 인출될 때 연결된 감정이 동시에 떠오르거나, 어떤 감정이 들 때 비슷한 감정과 연결된 기억들이 동시에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기억을 잘 하는 방법,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