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일상들
훌륭한 사진가를 만드는 요소에 대해 툰비에르크는 ‘집중과 직감’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무엇보다 집중한 대상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는 공간, 스웨덴이었다. 그는 스웨덴과 그 사람들에 대해, 일상뿐 아니라 일상에 흐르는 비현실적이거나 의외의 것들에 대해 말하기로 했다. 특히 1960년대부터 시작된 철거 붐, 이민자 문제, 이후 대량 소비의 물결 속 시민에서 소비자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국민 정체성의 위기까지, 그의 시선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복지 국가의 이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광경을 심각하지 않게, 신성함보다는 오히려 ‘인간 코미디’의 형태로 풀어냈다.
20세기 스웨덴에서 가장 중요한 사진집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신이 아닌 나라(Landet utom sig』에 실린 동명의 시리즈(pp.23-51에는 주황색 플라스틱, 협동조합 쇼핑몰의 휴지통, 케첩과 머스터드 등 일상의 사물들이 저마다의 색과 형태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웨덴의 국민적 식품 중 하나인 칼레스(Kalles, 훈제 대구알 스프레드 튜브 안에 머리를 넣고 있는 사람(p.29, 상의를 탈의한 채 홀로 서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사람(p.31처럼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진 않더라도, 마트에서 잠시 앉아 쉬거나 수영하는 사람들, 노래를 부르거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도 툰비에르크만의 ‘전염성있는 웃음’이 발견된다. 때문에 1995년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열린 전시에서 그 ‘감정에 가득 찬’ 사진들은 그곳에 온 사람들에게 어떤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스웨덴 사진계 전체에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이후 2006년 이 시리즈에서 여러 이유로 제외되었던 사진들로 재작업한 시리즈 ‘나는 보로스를 사랑한다!’(pp.53-67가 만들어졌다. 제목에 등장하는, 툰비에르크의 고향이기도 한 보로스는 동시에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도시를 상징한다. 시리즈는 마찬가지로 스웨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