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이런 공연은 처음이다
1 _ 관객이 사라진 극장
오늘의 관객은 누구인가
아티스트에 투자하라
펀치드렁크, 무대를 흔들다
2 _ 슬립노모어, 절대 잠들 수 없는
낯설게하기
가면을 쓴 산책자
100명의 관객, 100개의 이야기
맥키트릭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 _ 펀치드렁크의 탈주
뉴욕 ; 아방가르드에서 블록버스터로
런던 ; 지역과 시민을 위한 예술
상하이 ; 테크놀로지와 손잡은 예술
4 _ 어떻게 불러올 것인가
참여와 경험, 예술의 확장
보편성, 공공성 vs 특수성, 차별성
다시 관객을 생각하다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예술
■ 슬립노모어의 관객들은 보는 대신 체험한다. 버려진 창고를 낡은 호텔로 개조한 공연장에는 100개가 넘는 방이 있고, 관객들은 돌아다니며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감상한다. 배우 옆에 바짝 붙어 서도 되고, 방 안에 있는 소품을 만지거나 냄새를 맡아도 된다. 시각, 청각은 물론 후각과 촉각까지 자극하는 공연은 관객의 몸에 생생한 경험으로 각인된다.
틀을 깨는 혁신을 강조하다 오히려 관객의 외면을 받고 마는 수많은 공연들과는 달리, 슬립노모어는 초연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연으로 꼽히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맥키트릭 호텔이 있는 맨해튼 남서부 첼시는 세계 공연의 중심인 브로드웨이만큼 주목받는 장소다.
문학과 예술을 연구하는 저자는 최근 예술계의 화두로 부상한 관객 참여의 진정한 의미를 슬립노모어에서 발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참여 그 자체가 아니라 관객의 욕구에 있다는 것이다. 슬립노모어는 배우를 따라 공연장을 누비고 싶은 관객도, 조용히 소파에 앉아 소품을 만져 보고 싶은 관객도 만족할 수 있는 참여의 형태를 보장한다.
여기서 관객을 고객이나 사용자로, 예술을 각자의 분야로 바꿔도 의미는 통할 것이다. 결국 혁신은 본질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