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여가를 꿈꾸고 바라는 ‘여가의 시대’
현대인은 누구나 여가를 꿈꾸고 바란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마친 후의 퇴근 시간, 고단한 가사노동 후의 자유시간, 하루를 온종일 향유할 수 있는 주말 등 현대인은 여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특히 여가는 내가 바라던 삶을 온전히 실현하려는 시간에 가깝다는 점에서 단순한 휴식시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린 여가를 통해 평소에 하고 싶던 취미를 즐기고,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를 하거나, 평소에 함께하지 못했던 그리운 가족, 연인, 친구를 만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각자 누리는 여가문화는 달라도, 우린 늘 여가를 꿈꾸고 바란다.
그런데 여가는 우리 자신을 소외시키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기 위해 술자리나 접대골프에 몰두하거나, 승진을 위해 퇴근 후 자기계발과 어학 공부에 몰두하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교양을 익히는 건 이제 사회적 상식에 가깝다. 장시간 노동에 함몰되어 여가시간 자체가 없거나, 등산의 즐거움보다 등산 도구에 더 큰 만족을 추구하고, 시장이 상품화한 여가상품을 무분별하게 추종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심지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회적 강제로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이제 여가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은 창피하다는 느낌을 주며, 그것은 보수가 낮은 직장에 종사함으로써 즐거움을 추구할 수 없을 정도로 생존경쟁에서 뒤졌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 본문 中
이처럼 인간을 소외시키는 ‘여가 소외’가 오늘날 ‘여가의 시대’의 일반적 모습이다. 우린 여가에 너무 무심해서 노동은 ‘억압’, 여가는 ‘자유’로만 치부하고 여가문화의 각종 소외를 간과했는지도 모른다. 여가가 여전히 꿈과 바람의 영역으로 유효한지 알기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 여가의 시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가의 시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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