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엮은이의 말
사물.자연 … 어찌 이리 깊을까
14 비 오는 날 서울 온곡중 김세민
15 강아지 광주동성여중 신은경
16 조약돌 충남 태안고 김성균
18 도시의 숨소리 대구여고 이재경
20 계단 경기 성남 이우중 신진하
23 햇빛 경기 성남 이우중 김다빈
24 달팽이랑 지렁이랑 같이 사는 우리 집 전북 진안 마령중 이예은
29 삐약이 강원 원주 귀래중 황초롱
34 죄 없는 사형수 인천진산과학고 안호진
38 노린재처럼 인천대건고 박보명
40 지우개에 대한 나의 집착 충남 당진 원당중 김준섭
43 문에 대한 고찰 경기 고양 대화고 최희수
46 그늘 경기 이천고 김규민
성장 … 내가 매일 지나가는 길, 천천히 그 길을 걸어 보았다
50 나의 자서전 경기 남양주 예봉중 김희연
55 물.들.다 부산 학산여고 남수민
61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인천 선학중 이지선
65 존경하는 우리 선생님 서울 인왕중 심혜원
67 엄마가 되는 일은 힘들어 경기 안양 대안여중 이지희
72 스무 살 강원 원주여고 박현지
74 봄 길을 걷고 난 후 서울 방배중 조윤성
77 내가 가야 할 길 경북 문경 점촌고 박소연
80 내 꿈 경기 광명 철산중 양창민
82 특공 무술을 하게 된 계기 경기 군포 금정중 오선명
85 시작 전북 군산영광여고 강지현
87 그 누가 제주 서귀포여고 이은주
89 3월 대구여고 김수연
103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 경북 안동 성희여고 조민경
109 꿈을 찾는 과정 부산 남산중 김종근
112 손금을 보다가 강원 춘천한샘고 김연희
113 거북이 경기 수원하이텍고 신재청
114 나는 주사위다! 서울 방원중 채다정
116 나는 물 위에 떠다니는 꽃이다! 서울 방원중
802권의 학급 문집에서 찾은 전국 중고생 179명의 반짝반짝 글 141편
조용히 있으라고요? 우리도 할 말 은근 많거든요?
우리가 생각 없이 산다고요? 아닌데요, 우리도 생각 있거든요!
요즘 중고생들, 어른들이 보기에 자신의 ‘말’이 있기는 한지, ‘생각’이 있기는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자기들끼리 떠들며 노는 것만 좋아하는 것 같고, 버릇없고 무섭기까지 한 아이들이 점점 많아진다. 소통해 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 요즘 중고생들, 할 말 있고 생각 있다. 알고 보면 서툴지만 자신의 소리를 내고 싶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들어 주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고생들이 자신의 말과 생각을 표현하고 나눌 지면과 장소는 턱없이 부족하며, 그나마 교실이라는 세계에서 부족하나마 그것들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자신의 생각을 세우고 다른 사람을 만나며 아직 꿈을 꾼다. 학급 문집을 만드는 일은 그것을 깊게 경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즉 학급 문집은 학급 공동체에 속한 학생들의 삶을 바로 세우고 내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학급 문집에는 학생들이 변화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오롯하고 진실하게 담겨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하루아침에 뚝딱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 권의 학급 문집이 만들어졌을 때 학생들과 교사의 마음에 자리할 것들을 생각해 보면, 학급 문집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의 수고를 감당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2013년 창비는 이러한 학급 문화를 북돋우고 알리기 위해 한겨레 신문사, 한국 작가 회의, 서울시와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전북, 전남, 광주, 대구, 부산 교육청과 함께 ‘우리 반 학급 문집 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그리고 참여를 희망한 전국의 여러 학급 가운데 천여 개 학급을 선정하여 학급 문집을 제작해 선물하였다. 이렇게 나온 802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