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말해봐!”
“몰라.”
“지금 감옥에 있지?”
“나도 몰라.”
“네 아버지가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봐!”
“난 모른다고 했잖아.”
그가 내 얼굴을 뒤로 힘껏 밀쳤다.
나는 머리를 담벼락에 세게 부딪쳤다.
(p. 88
작고 외딴 동네, 누군가에게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긴다면?
무관심과 냉대 속에 소외당하며 사는 사람들 이야기
유럽의 권위 있는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는 작고 외딴 동네에서 소외당하며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하여 쓴 책이다. 부모의 잘못으로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그리고 있지만 이 책은 보다 폭넓게, 경범죄에 시달리는 지역 사회 전체를 묘사하고 있다. 아버지가 체포되고 어머니는 주변으로부터 복수와 냉소의 벽을 만난다. 작은 복수심과 독선이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저자는 열린 결말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놓고 있기도 하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작고 외딴 동네에서 소외당하며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동네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 또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누군가가 나쁜 짓을 하면 어떻게 될까? 물건을 훔친 사람들은 감옥에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아 있는 가족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동네 사람들과 사회 전체는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 서문 중에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동심을 어루만지게 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
집 앞에 세워진 경찰차. 아버지가 경찰에 잡혀가고 영문을 알 수 없이 혼자 남겨진 소년. 작은 마을의 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공연하지만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루는 다소 슬픈 책이다. 그러나 문장은 매우 간결하며 글은 명확하고 명쾌하다. 그것만으로도 인물들의 감정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소년이 바라본 세상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