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삶에서 발견하는 진리의 목소리
저자 로버트 L. 스미스는 퀘이커교 창시자 조지 폭스(1624~1691의 말을 본받아 퀘이커의 신념을 “당신의 삶으로 말하게 하라”(Let your life speak는 한 마디로 요약한다. 이 말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어떤 위대한 생각도 당신의 삶으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단순한 삶, 단순한 마음을 간직하라. 신이 누구에게나 심어준 내면의 진리를 발견하고, 무엇보다 그 진리를 말이 아닌 삶으로 드러내라. 약자를 돕고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며 양심을 따르라. 이보다 간단한 가르침이 또 있을까? 그러나 우리 안의 진리를 믿고 양심에 따라 자신과 이웃을 돌보며 살라는 이런 가르침은 오늘날 비현실적이고 순진하기 짝이 없는 조언으로 들릴 뿐이다. 과연 그러한가? 그렇다면 왜 그토록 ‘현실적’으로 살아왔는데, 세상은 이런 것일까?
『퀘이커 지혜의 책』은 많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침묵, 진리, 단순함, 비폭력, 봉사, 사업, 가족 등의 10가지 주제를 가지고 우리의 인간됨과 세상의 정의를 회복하는 길을 간결하게 일러준다. 퀘이커 가정에서 자라나 90대 노년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마주쳤던 삶의 순간들을 퀘이커의 눈으로 차근차근 해설하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장 상식적이고 단순한 삶의 지혜를 일깨운다.
■ 내면적인, 그러나 지극히 실용적인 진리들
퀘이커는 독특한 종교적 원칙과 관행으로 유명하다. 예배당 없이 가정 또는 ‘미팅하우스’에서 회합을 하고, 성직자도 전례도 없이 침묵 속에 진행되는 모임으로 예배를 대신하며, 평등사상에 입각해 서로를 ‘친우’로 호칭하거나 ‘너’라고 말한다. ‘종교친우회’(Religious Society of Friends라는 정식명칭이 있음에도, ‘기도 중에 몸을 떤다(quaked’는 뜻의 조롱 섞인 ‘퀘이커’ 호칭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이 부여하는 외형적 가치가 아니라 내면에서 울리는 진리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퀘이커주의는 그런 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