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당신은 누구십니까
1 _ 회사인간의 정체
공적 영역에 귀속된 남성
조직에 최적화된 노동자
관리자, 상급자, 리더 그리고 퇴직
2 _ 회사인간, 회사를 떠나다
출근이 사라진 시간
일할 수 없는 공간
의사 결정 권한이 없는 권위주의자
이벤트로서의 대화
3 _ 회사인간, 생존의 법칙
삼겹살과 소주
동창 모임에 나가는 이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4 _ 회사인간, 시대적 존재
경제적 도구
꼰대와 멘토 사이
회사인간 세대
에필로그 ; 아버지의 마이 웨이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꼰대의 속사정
퇴직한 회사인간에게 가장 큰 변화는 시공간의 변화다. 일하는 공간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회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 ‘나인 투 식스(Nine to Six’의 업무 시간이 사라진 느슨한 하루는 모두 낯설다.
두 번째 변화는 권위의 상실이다. 퇴직 전까지 의사 결정 권한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을 ‘거느릴’ 수 있었던 회사인간은 퇴직 후 지위의 추락을 감지한다. 존경받는 상사에서, 졸지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버린다.
세 번째는 의사소통 구조의 변화다. 회사에서 ‘척하면 척’하고 알아들었던 부하 직원들은 이제 주변에 없다. 지시하고 명령하는 의사소통에 익숙한 회사인간들은 가족과의 ‘스몰 토크’를 이끌어 갈 자신이 없다. 결국 주제를 가지고 해법을 논하는 회의 시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가족들에게도 적용하고 만다.
저자는 이러한 회사인간의 특성이 시대적 맥락과 사회의 요구에 의해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원래 이상한 사람이어서, 나이가 들어서, 꼰대가 된 것이 아니라, 군부 독재 하의 군대문화, 고도 성장기의 집단주의와 국가 주도 경제 발전 시스템 등으로 만들어진 문화가 당시의 직장인들에게 주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적 정체성은 1980년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독특한 정체성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꼰대의 이야기를 어른들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남성, 한국 사회에서 흔히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의 태도와 가치관, 감정은 개인적인 특성은 아니다. 오히려 시대적 맥락에 따라 만들어진 집단적 정체성에 가깝다. 젊은 우리도 현 시대의 요구와 맥락 속에서 특유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내 아버지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의 이야기이다.”(에필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