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의 글
◎ 프롤로그 | 당신은 잘못한 게 없습니다
1부 지워진 여자들
나는 교제살인 피해자입니다
51: 채워지지 않는 물음표
108: 최소한의 숫자
68: 안전하다고 믿었을 그곳
5.4: 그의 양형
78: 전자발찌도 없이
30: 헤어지자고 했을 뿐이다
57: 가려진 죽음
남겨진 사람들
[인터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여자들도 살 권리가 있다
2부 도망갈 곳 없는 나는 혼자였다
괴한, 밀실, 단독
사귀던 남자에게 오늘도
그 남자가 다시 돌아온 시간
목격자
삶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던 그 얼굴들
[인터뷰] 이아리 작가
― 생존자에게 보내는 응원
3부 그의 격분을 헤아리지 마라
교제살인 재판은 모두 공정했을까
여자친구를 죽이고도 자유의 몸이 되었다
살인의 죗값
죽도록 때렸는데 왜 살인이 아닌가
나의 죽음은 말이 없다
사라진 정의
[인터뷰] 현직 부장판사의 이야기
― 국가가 이 죽음에 개입해야 했다
4부 지금도 여자들이 죽고 있다
‘덜루스 모델’에서 찾은 희망
113개 지자체에 묻다
국회의 직무유기
한 명도 너무 많다
[인터뷰] 김홍미리 여성주의 활동가
―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
◎ 나는 죽어서야 헤어졌다 | 교제살인, 그 108명의 기록
◎ 에필로그 | 이음에 대하여
■ 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
어떤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서 죽임을 당한 것일까? 왜 끊임없이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하고 있는 것일까? 여자친구를 죽인 그 남자들의 변명은 무엇이었을까? 이 죽음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오마이뉴스 독립편집부 이주연, 이정환 두 기자는 이러한 의문을 갖고 취재에 돌입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여성이 51명이라는 경찰의 공식 통계가 과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직접 판결문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에 들어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치의 판결문을 검색했다. ‘교제’ ‘연인’ ‘살해’ ‘데이트폭력’ ‘동거’ ‘사실혼’ 등 101개의 검색 키워드를 조합했다. 그 결과, ‘교제’라고 볼 수 있는 명확한 정황이 담긴 108건의 판결문을 찾아낼 수 있었다.
108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3년 동안 108일에 교제살인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최소한 열흘마다 한 명의 여성이 죽임을 당한 것이다.
108건의 판결문을 출력하니 모두 1362페이지에 달했다. 판결문에는 사귀던 남자에게,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을 공간에서, 오로지 남성의 물리력으로, 목격자도 없이 세상에서 지워진 여성들이 있었다. 68명의 여성이 자신의 집 또는 남자친구의 집에서 살해당했다. 95명의 여성이 단 둘이 있을 때 죽임을 당했다. 30명의 여성이 사귀던 남자에게 목 졸려 죽었고, 23명의 여성이 폭행으로 맞아 죽었다.
이 모든 죽음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피해자 108명 모두 지극히 사소한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술을 그만 마시라고 했다고, 술에 취했다고, 돈을 아껴 쓰라고 했다고, 돈을 아껴 쓰지 않는다고 죽을 때까지 얻어맞았다. 다른 남자에게 양파를 줬다가 사망한 여성도 있었다. 가해 남성들은 재판에서 친밀한 관계에서의 의심 또는 집착, 그리고 순간의 격분을 이유로 내세우며 자신을 변호했다. 그런데 판결문에 숱하게 등장하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