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미술을 빌려 구체적인 삶의 무늬를 입는다”
현대철학자들이 펼치는 미술에 관한 철학적 탐구의 결정판!
철학하는 사람치고 ‘그림’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이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시대를 막론하고 철학자들이 문학과 회화 등 예술 전반에 기울인 애정은 특별하다. 철학자들은 예술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세계관을 펼치고 확장시켜왔으며, 미술을 통해 추상적인 철학의 논제들에 색깔을 입히고자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현대철학자들의 미술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주려는 시도는 미미한 수준에 그쳐왔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낸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하이데거에서 랑시에르까지, 현대철학자들의 미술론』(서동욱 엮음은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탄생한 책이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 하이데거, 사르트르, 푸코, 데리다, 들뢰즈 등 대표적인 현대철학자들의 미술 이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한 권으로 엮었다. 최초 기획부터 출판에 이르기까지 장장 8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그동안 책의 내용은 좀더 깊이 그리고 넓게 확장될 수 있었다. 미술에 관한 그리고 미술을 통한 철학적 탐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한 이 책의 유례없는 시도는 일반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은 물론, 학문적으로도 중요하고 귀한 업적이 될 것으로 감히 평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刊
철학으로 미술 읽기, 미술로 철학하기-세 가지 질문들
■ 미술이란 무엇인가?
현상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것은 바로 전통 미학의 극복이다. 전통적으로 예술은 인간만의 고도의 정신적 활동의 결과라는 생각, 예술이 실재를 모방하는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예술은 미를 추구한다는 통념이 있어왔다. 이와 달리, 하이데거는 회화의 본질을 ‘미’가 아닌 ‘진리’ 개념에서 찾는다. 하이데거에게 회화의 본질은 사물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진리, 특히 도구의 기능에 대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