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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뉴 노멀을 넘어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 3
저자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출판사 소명출판
출판일 2021-05-30
정가 13,000원
ISBN 9791159056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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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장/ 인도네시아의 팬데믹 정치와 정동 이기웅 5
2 /기조강연/ 뉴 노멀을 넘어-팬데믹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대응과 정동 멜라니 부디안타 13
3 /대담/ 마을공동체-포스트팬데믹 정치의 거점 멜라니 부디안타 × 백원담 31
4 흐름의 전환-미래 마을문명의 구축 멜라니 부디안타 87
5 비상시국-팬데믹 시기의 여성과 예술 멜라니 부디안타 101
6 공정성 담론과 지구적 공거共居의 윤리 백원담 121
7 팬데믹, 국가, 집합주의 이기웅 137
팬데믹이 드러낸 역설은 지구화가 정점에 도달함으로써 스스로를 해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의 지구화는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를 일거에 중단시켰고, 나아가 그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폭로하였다. 아르준 아파두라이가 제안한 지구화의 다섯 가지 정경―인간정경, 자본정경, 기술정경, 미디어정경, 이데올로기정경―은 더 이상 코로나 이전 시기의 유용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지구화의 전형적인 외향적 동학이 락다운과 재택근무로 대표되는 내향적 동학으로 대체되면서, 삶의 지평은 근거리로 축소되었고, 우리의 관심과 감각은 로컬로 재정향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주의 문화연구자 멜라니 부디안타는 이 책에 실린 대담과 글들에서 팬데믹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대응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역공동체 혹은 마을의 가치와 의미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는 글로벌 도시화라는 지리적 스케일의 재편성을 동반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마을은 낙후된 것 혹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주변화되었다. 그러나 부디안타는 자신의 풍부한 지역운동 경험에 근거하여 마을이 팬데믹에 대한 대응을 넘어 포스트코로나 세계 구축의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부디안타는 ‘룸붕(lumbu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가 주창하는 ‘마을문명’의 물적 근거를 묘사한다. 룸붕은 마을 공동의 곡식창고를 뜻하는 말이다. 부디안타는 이를 공동체 기반의 집합적 이니셔티브를 의미하는 은유로 확장한다. 마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되고 축적된 다양한 자원들, 즉 경제적 자원뿐 아니라 문화, 지식, 역사, 전통 등의 보고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및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를 구축하는데 마을이 보유한 유ㆍ무형의 자산을 보존하고, 그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현대에 걸맞는 활용법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신자유주의와 국가의 하향적 권력에 맞설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삶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안타가 그리는 미래의 전망은 이처럼 지역에 뿌리를 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