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어서와요, 달평씨 - 그림책이 참 좋아 82 (양장
저자 신민재
출판사 주식회사책읽는곰
출판일 2021-08-19
정가 13,000원
ISBN 9791158362539
수량
몰래 온 손님이 불러온 느리지만 놀라운 변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주부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육아와 가사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난 탓이지요. 이 책을 쓰고 그린 신민재 작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원격 수업을, 남편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할 일이 몇 배로 늘어났지요. 달평 씨가 작가를 찾아온 것은 “누가 나 좀 도와줘!” 하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 댈 즈음이었습니다.
《어서 와요, 달평 씨》의 출발점은 ‘나한테도 우렁 각시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 같은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을 향한 위로나 대리 만족이 그 도착점은 아닙니다. 따뜻한 밥, 말쑥한 옷, 편안한 잠자리, 깨끗한 화장실…… 온 가족이 당연한 듯 누리는 일상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신민재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달평 씨는 그야말로 똑소리 나는 살림꾼이지만, 모든 일을 마법처럼 뚝딱 해치우지는 못합니다. 저녁밥을 기다리던 콩이 아빠가 참다못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정도로 굼뜨지요. 그런 달평 씨가 아침저녁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상을 차려 내고, 온 집 안을 반들반들 윤나게 쓸고 닦고, 빨래에서 보송보송 햇볕 냄새가 나게 빨아 너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지는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달평 씨는 우리 주위에 많고도 많습니다. 신민재 작가도 달평 씨 가운데 하나지요.
달평 씨의 일방적인 희생과 봉사에 기댄 안락함을 포기하자, 콩이네 세 식구 모두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찾아옵니다. 아빠는 자신이 요리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족의 식사 준비를 도맡다시피 합니다. 심지어는 제과 제빵에까지 손을 대지요. 엄마는 정리 정돈에 재미를 붙입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취미인 뜨개질을 다시 시작하지요. 콩이는 양말 짝 맞추는 데 도사가 되었고요.
이 책을 만난 모든 가족이 단번에 콩이네처럼 바뀔 수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