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복이는 한강진 나루(노량진의 맞은 편, 현재의 용산 가까이에 사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칠복이 아버지는 성 짓는 일을 하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수원으로 떠납니다. 칠복이는 날마다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짚신 삼는 법을 배워 아버지 짚신을 만들며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강진 나루에 큰 배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모인 배들이 한 줄로 늘어서고 연결되더니, 그 위로 판자가 깔립니다. 배다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배다리는 임금님 행차를 위해 만드는 것인데, 임금님은 배다리를 건너가 아버지 묘소에도 가고 어머니 회갑 잔치도 연다고 했습니다. 칠복이는 배다리가 놓이면 뱃삯이 없어도 한강을 건너 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뻤습니다.
마침내 임금님의 행차 날, 든든한 배다리를 건너가는 행렬은 놀랍도록 웅장하고 화려했습니다. 멋진 행렬 구경도 좋지만 칠복이는 어서 임금님 뒤를 따라 수원 화성에 계신 아버지에게 가고 싶었습니다. 마침내 임금님 행렬이 다 지나가고, 백성들이 다리 건너는 것이 허락되자 칠복이는 다리 위를 오락가락하며 설레어 합니다. 내일 어머니와 함께 수원에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누군가 칠복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아버지였습니다. 배다리를 건너 그렇게 보고 싶던 아버지가 온 것입니다.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신나는 호기심의 시작,
<역사 속 우리 이야기 달·마루>
시리즈
역사>
역사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역사 공부’라고 하면 금세 도리질을 합니다. 뜻 모를 사건이며 지명, 어려운 유물과 인물의 이름들, 난무하는 연도……, 역사를 다루면서 불가피하게 열거되는 개념어들에 보기만 해도 딱 숨이 막힌다고 합니다. 뜻도 의미도 모른 채 그저 순서대로, 분절적으로 외워야만 하는 역사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사실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