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의 어린 시절 친구의 증언에 따라 구성된 에피소드
유관순 열사의 삶은 날 때부터 남달랐던 천재나 위인의 삶은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말괄량이였다. 이 책에 소개된 어린 시절 에피소드는, 열사의 어린 시절 친구인 남동순 여사와 이화 학당 동창이었던 보각 스님의 증언에 따라 구성되었다.
유관순이 달 밝은 밤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진뺏기와 술래잡기를 한 이야기나, 당시 유행하던 귀밑머리, 황새머리, 조랑머리 등을 하고 다녔던 이야기, “무쇠 돌격 청년 남아야”와 같은 우국 창가를 즐겨 불렀던 사실 등은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화다. 이화 학당 시절, 우스운 말을 곧잘 해 친구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열사의 성품 또한 생생하게 그려져 있으며, 3.1 운동에 참가한 5인 결사대를 꾸리는 장면 역시 실증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재판 기록으로 재구성한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의 현장
1919년 4월 1일 충청도 병천 지방에서 일어난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은 3천 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19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은 민족의 항일 운동이다. 당시 아우내 장터에서는 3.1 운동 때 사용되었던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3.1 운동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사건임을 대대적으로 선포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우내 장터 만세 운동 장면은, 유관순 열사 및 만세 운동 체포자들이 재판을 받을 당시에 작성된 경성 복심 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삶이 넉넉한 것도 아닌 농민들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비폭력 만세 운동을 벌이는 모습은 각색이 없지만 극적이다.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저마다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독립 만세의 소리를 3천 여 명이 장터가 떠나갈 듯 외치는 장면은 생생하고 힘차다. 또한 젊은 아들을 일제의 총칼에 먼저 보내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나, 부모의 죽음 앞에서 눈물 흘릴 여유조차 갖지 못했던 유관순 열사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