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준의 아름다움과 헨리의 천재성 사이에 끼어 덫에 걸린 것 같다.
두 사람 모두에게, 각각 다른 방법으로 빠져들었다.
헨리는 내게 생명을 주고, 준은 내게 죽음을 준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에로티시즘 문학의 대명사 아나이스 닌의 무삭제판 일기 소설
관능적인 사랑에 눈떠 가는 여인의 열정이 담긴 에로틱 문학
◈ 일기작가 아나이스 닌의 격정의 시기를 그대로 되살린 소설, 『헨리와 준』
아나이스 닌은 열한 살이던 1914년부터, 가족을 떠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기를 막역한 친구처럼 여겼고, 평생 거의 매일 일기를 썼다. 독자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수년 동안 매일 글쓰기를 연습한 결과 아나이스는 순간의 감정을 묘사하는 능력을 터득해 나갔고, 1931년 시작된 ‘헨리와 준’ 시기가 되자 그 능력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었다.
『헨리와 준』은 아나이스 닌이 『북회귀선』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헨리 밀러와 그녀의 부인 준 밀러를 만난 1931년 말부터 1932년 말까지의 시기에 쓴 일기를 담은 것이다. 그 당시 쓰인 32권부터 36권까지의 일기 중 아나이스, 헨리, 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내용을 편집하되 원본에서 삭제되어 출간되지 못한 부분을 그대로 실었다. 모든 이야기를 온전히 들려주는 아나이스의 바람 때문이었다. 순수하게 마음속으로만 꿈꾸던 외설적인 경험을 일기로 쓸 수 없었던 청교도 소녀는 이제 열정에 눈떠 가는 자신의 모습에 직면한다. 헨리 밀러의 문체와 어휘에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이었다. 아나이스만의 독특한 목소리가 글 전반에 잘 나타나 있고, 이 중요한 시기 동안 몸과 마음으로 느낀 격정이 글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그녀의 관능적인 사랑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되지만, 이 시기만큼 격정적이었던 때는 없었다.
◈ 남성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