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한 하루 음표에 찍힌 가장 완벽한 초록의 시간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먹습니다. 어른들은 일터에 출근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등교하지요. 시간에 따라 점심을 먹고 나서 일하고, 공부를 합니다. 일은 끝없이 쌓여가고, 모르는 문제는 계속 늘어납니다. 저녁이 되어도 하루의 일과가 잘 정리되지 않아요. 밤이 되니 다음 날 아침을 위해 어쩔 수 없어 잠을 자고, 다시 아침이 되면 일상이 반복됩니다. 대부분의 우리의 삶은 늘 이렇게 반복되지 않나요? 마치 꽉 막힌 수도관처럼 뭔가 다시 역류해 치밀어 올라올 것 같은 울분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 생각해 보면 ‘뭘 그렇게 서둘렀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반복적인 일상에서 잠시 멈춰서 크게 숨을 쉬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돌아보는 시간은 낭비하는 시간이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뒷산을 오르는 이 책의 선풍기, 공기 청정기, 인공 지능 스피커, 전기 압력 밥솥처럼 잠깐 틈을 내 봅시다. 그러면 어느새 나에게 중요한 게 뭔지,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잘 나아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중간에 약수터가 있다면 쉬어가는 것도 잊지 마세요!
산 위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처럼, ‘진짜’ 나를 마주하게 하는 그림책
〈뒷산 한 바퀴〉는 매우 공간적인 제목입니다. 뒷산이라는 공간을 한 바퀴 돌아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에게 시간을 줘 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캐릭터들이 인간이 만든 집을 떠나 원래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뒷산에 오릅니다. 이런 재미있는 상황 속에서 이어지는 즐거운 이야기가 이 책의 매력이지요. 현대 사회에서는 아귀가 꼭 맞는 시계 톱니바퀴 마냥 기계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정상인 듯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 속에서 살아온 생명체입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가지처럼 때로는 흔들려야 하고, 따뜻한 햇살에 잎사귀를 펴는 나무처럼 햇살 아래 땀을 흘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틈 속에 우리의 ‘진짜’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