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사이의 갈등에 전제된 문화 개념: 여성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_최현덕
제1장 명예살인에 관한 스웨덴의 논쟁과 정책적 대응_문경희
제2장 여성 성기 절제를 둘러싼 프랑스의 논쟁_김민정
제3장 미국의 문화적 항변 사례_김욱
제4장 이슬람 이민자의 강제 결혼에 대한 독일의 논의_전복희
제5장 호주의 여성 이민자 베일 문제_문경희
제6장 영국의 베일 논쟁_최정원
제7장 유럽연합의 헤드스카프 논쟁_박채복
제8장 동유럽 로마 공동체의 가부장제도와 여성_김경미
제9장 아시아 여성 이민자에 관한 일본의 사회 담론과 정책적 대응: 인신매매를 중심으로_이지영
국가와 사례로 들여다본 여성 이주민의 현실
가까이 분석한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의 충돌 사례
전 세계적으로 다문화주의를 둘러싼 관심과 요구가 확산되는 한편, 그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9·11 테러 이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이렇듯 다문화주의를 둘러싼 갈등을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재해석해본다는 목표 아래 열 개의 글을 묶어 책으로 내놓았다. 지은이들은 각각 해당 지역과 정치학을 공부한 전공자들로 오랫동안 여성정치연구회의에서 연구를 함께해왔다.
이 책은 이민 수용 국가들이 여성에 대한 명예살인, 성기 절제, 베일, 강제결혼 등을 다문화주의로 받아들이면서 발생한 페미니즘과의 충돌을 사례별로 하나씩 뜯어본다. 또한 다문화주의를 부정하는 경향이 강한 국가들이 동화주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여성 이주민을 어떻게 ‘알리바이’로 활용하는지도 다룬다. 여기에는 유럽 각국과 일본 사회에서 화두가 된 사건들이 포함되며, 사건들을 둘러싼 논쟁 과정과 배경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두 가치의 갈등 속에는 이주민 문화의 가부장적 폭력성뿐 아니라 수용국의 가부장적 분위기, 이민정책과 젠더에 대한 시각도 함께 녹아 있음을 보여준다.
다문화 속 여성은 어떻게 이중적 약자가 되었나
이 책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주장 중 하나는 최대 피해자가 여성 이주민이라는 점이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물티쿨티(다문화주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다문화주의에 대놓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고, 이를 정당화하는 데 강제 결혼 등의 문제를 내세우면서도 여성 이주민의 실제 삶을 향상시키는 데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인 국가들도 여성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소홀하기는 마찬가지이며, 오히려 주류 시민들의 남성 중심적 시각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문화적 항변’ 제도를 둔 미국에서는 포획 결혼을 시도한 몽족 남성과 아내를 살해한 중국계 이민자가 비교적 가벼운 형별을 받았다. 호주는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안보와 사회 통합으로 포장된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