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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관찰과 표현의 과학사 : 하늘을 그리다
저자 김명호
출판사 이데아
출판일 2020-06-29
정가 18,000원
ISBN 9791189143183
수량
머리말_5

프롤로그 토머스 해리엇_15
1장 하늘을 향하다_37
2장 아는 것과 보이는 것_55
3장 신뢰와 권위_101
4장 하늘의 시계_117
5장 갈릴레오를 넘어_147
6장 이름과 은유_165
7장 믿음의 기준_207
8장 하늘의 지도_249
에필로그 달을 그리다_273

참고문헌_294
사진출처_297
인쇄술의 발전, 지식의 팽창, 관측도구의 진화…과학 삽화의 필요성

인류는 일찍부터 그림으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선사 시대 동굴벽화를 비롯해 고대 언어의 그림 문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문맹률이 높았던 시대에는 깃발에 기호나 상징을 넣어 같은 편임을 인식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아이콘, 로고, 픽토그램이 됐다. 그러나 과연 모두 동일한 것을 보고 동일한 해석을 내릴까? 그렇지 않다. 시각정보는 개인의 지식, 사회의 문화, 당대의 중심 철학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사물을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언제나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중세 유럽에서 그림은 종교적 내용을 담은 일종의 그림 문자처럼 여겨졌고, 따라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그려야 했기에 화가들이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래서 16세기 전까지 그림은 정보의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림은 필사본을 화려하게 만드는 장식이나 글을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종교적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의 역할 정도만 했다. 심지어 약용 식물을 설명하는 약초서 조차 그림 없이 글로만 표현됐다.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이유 중 한 가지는 필사본이 그림의 불변성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매번 똑같이 그린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변형된다면, 정보로서의 가치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대 학자들이 책에 그림을 넣지 말라고 충고한 이유다.
15세기에 이르러 등장한 인쇄술의 혁신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게 된다. 하지만 오롯이 인쇄술의 발전이 삽화의 과학적 등장을 이끈 것은 아니었다. 이에 앞서 12세기 말부터 예술가들이 사물을 관찰하고 묘사하기 시작한, 자연주의 화풍이 등장했으며 르네상스 시기 북유럽 판화의 발달 등 삽화가 정보를 담은 시각 언어로 정립되기까지의 과정이 동반됐다.
15~17세기는 바로 이러한 전환의 시기였다. 12세기 후반 대학이 등장하며 지식에 대한 욕구가 팽창했다. 인쇄술의 발전에 힘입어 폭발적인 출판으로 이어졌고, 해상 무역의 발달로 사람들의 견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