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농부, 마실을 나가다
나를 알아채는 시간 / 30년 저 너머에 / 황금 개띠라고 하는데 / 나에 대한 믿음의 과잉 사태 / 단순하게 살기와 잡동사니 / 술과 헤어진 뒤 / 야단스럽게 반기기 / 백중 풀베기 / 오늘도 역시나 피난 보따리 / 난방비 제로와 노동의 다양성 / 상류 사람의 도덕적 의무 / 개장수 노릇 / 내가 만든 송곳 하나 / 들깨와 참새 그리고 가로등 / 산과 들판은 겨울 채비로 바쁘다 / 내 식으로 차레 지내기 / 우리 동네 순애 씨 / 밥상 앞에서의 신미란다 원칙 / 믿음의 조건과 유효기간 / 밑그림이 없는 사람
제2부 ………… 농부, 더불어 살다
막상막하 연극놀이 / 할머니와의 약속 / ‘노인의 날’은 언제인가? / 눈 오는 날의 우편배달부 / 감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 빛나는 졸업장 / 동북아시아 농민들 / 자연농법과 한울살림 / 잘 먹는다는 게 뭘까 / 고속도로 공짜 뒷담화 / 참 스승의 길을 간 김인봉 교장선생님 / 소농을 혁명이라 부르는 이유 / ‘소농’을 ‘혁명’이라 부르게 된 현실 / 동학으로 새로 짜는 모심의 삶
제3부 ………… 농부, 세상 속으로 가다
촛불광장에 서서 / 동학농민군과 세월호 참사 / 잠들지 못하는 영혼 / 영덕의 핵전 막기 / ‘진보’의 신개념 / 꿈같은 상상 / 재생에너지는 영원한가? / 자제된 힘 / 농촌 도로에는 왜 인도가 없을까? / 정의로운 음식과 정의로운 사람 / 공동체에서 조화롭게 살기 / 경고? 부탁? 협박? 고백의 언어 / 사람이면 다야? / 밥상을 점령한 유전자조작식품 / 나도 가해자다 / 살충제 달걀, 육식 문화가 문제다 / ‘혁명’과 ‘깨달음’ / 북핵 운전석 앉으려면 미국 움직여야 /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살처분을 중단해 주십시오” / 상업성 친절의 뿌리, 공짜 점심은 없다 / 농민기본소득, 또 말하기 입 아프다 / ‘가빠 농법’으로 풀 관리하기
글 쓰는 농부, 마음 농사를 짓다!!
농사, 농업, 농부, 농촌
한때 ‘아스팔트농사’가 유행이었다. 쌀이나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위해, 농민들이 서울로 몰려와 아스팔트를 점거(?하고 투쟁을 벌인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쌀농사가 오래되었다지만, 그에 못지않은 건 ‘자식농사’다. 전통적인 의미야 어쨌건 간에, 지금으로서는 자식들이 정의롭고 자주적이며 행복한 삶을 산다면, 자식농사 잘 지었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겠다. ‘도시농업’이라는 말이 생긴 지도 오래 되었으니, 도시농부가 있는 건 당연하다. 초기에는 ‘텃밭’ 등에 한정되었으나, 이제 생물 다양성 보전, 기후조절, 대기정화, 토양보전, 공동체문화, 정서함양, 여가지원, 교육, 복지 등의 다원적 가치를 도시에서 구현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농업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일컫는 말로 확장되었다.
농사는 심어서 기다리며, 기르고 살리는 일
이러저러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농사란 단지 농촌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니 농촌에 사는 농민들이 도시로 올라오고, 도시 삶에 찌든 사람들이 귀농하는 것만이 농사 문제의 전부일 수는 없다. 어느 경우든 농사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를 가리키는 속 깊은 뜻을 가진 단어임을 알 수 있다. 결론을 말하면, 농사란 기르는 일이다. 씨앗을 심고서 기다리는 일이다. 비를 기다리고, 햇빛을 기다리고, 바람을 기다리며 그것들을 모시는 일이다. 기르는 것, 기다리는 것이 시간을 따라 흘러가되, 그것에 정성을 들이는 일이 농사다. 그 정성들임을 일컬어 ‘살림’이라고 한다. 그래서 농사는 심어서 기다리며, 기르고 살리는 일이다.
농사짓는 사람이 모두가 농부, 농부가 하는 일이 모두가 농사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사람은 누구나 농부가 된다. 그러므로 농부는 도시에도 있고 농촌에도 있다. 학교에도 있고 병원에도 있고, 촛불광장이나 공장,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