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남긴 거대한 족적과 멈추지 않는 반향은 저자들에게 지적 갈애와 묵직한 소명의식을 함께 안겨주었다. 그래서 ‘촛불집회’라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운동을 탐구하는 데 뜻을 모으고 분석 작업을 공유해왔지만, 단일 사례의 분석을 통해 현상을 정의하고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여의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연구자의 가치관에 따라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과 그것을 다루는 방식도 엇갈리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다중(multitude이라는 분석 개념은 집필의 준거점이자 독자들과 가교하는 장치이다. 사실 다중의 개념 또한 학문적 정련 과정을 거치며 저변을 확대하는 도상에 위치해 있다. 이 책에서 다중은 ‘세계화 정보화 환경에서 개변된 시민 덕성(civic virtue과 사회적 연결망(social networking을 갖춘 탈근대적 운동 주체’로 다소 유연하게 개념화된다.
이 책은 다중이라는 최소 공통분모에 입각해서 시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좁혀가며 자신의 주제를 탐문한 결과물이다. 시의성을 잃지 않기 위해 다소 가쁜 호흡으로 출간 작업을 서둘렀음에도 저자들은 촛불집회 참가자 현장설문조사와 국민 설문조사 및 온라인 트래픽조사와 사례의 비교연구 등 정량적?정성적 분석전략을 다각적이고 체계적으로 동원하였다. 그리고 집담회와 워크숍 및 학술회의 발표와 학술지 간행을 통하여 학계와 치열하게 소통하며 문제의식과 분석결과의 품질을 부단히 제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