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8월호 / VOL. 16
특집 | SF 스타일
[PHOTO + ESSAY]
014ㅤ 필드:트립, 세션들 _ 이민지
[PHOTO]
001ㅤ Balance _ Valentin Fougerayㅤ
110ㅤ Rise and Set _ 최다함
124ㅤ 솜사탕 방주 / 악취 _ 최요한
140ㅤ 기억은 뒷면과 앞면을 가지고 있다 _ 정희승
156ㅤ 사람들은 살아간다 _ 한영수
161ㅤ I make _ 이나현
168ㅤ Post _ Marta Zgierska
178ㅤ Grey Cobalt _ Felicia Honkasalo
190ㅤ Available Resources _ Mattia Balsamini
202ㅤ outer space _ Michael Najjar
214ㅤ Space Utopia _ Vincent Fournier
256ㅤ #smudge _ Kenta Cobayashi
[PHOTO > NOVEL]ㅤ
046ㅤ Folder Dㅤ > 097 채집 기간 _ 정세랑
046ㅤ Folder Gㅤ > 114 이상한 거인 이야기 _ 곽재식
046ㅤ Folder Bㅤ > 128 소곤거리던 사이 _ 배명훈
046ㅤ Folder Fㅤ > 144 시간의 벽감(壁龕 _ 구병모
[INTERVIEW]
108 정세랑, “사진이 시간과 공간의 매듭으로”
122 곽재식, “최대한 SF스러운 생각”ㅤ
138 배명훈, “세계를 망가뜨리지는 말아야지”
154 구병모, “자유로운 오독의 여지”
[ESSAY]
238 이미지들의 발전 속도는 상상 가능성보다 낮다 _ 듀나
사진 속의 얼룩은 정말 피 맞나요? 그렇다면 도대체 여기는 어디고 저런 자국은 왜 있는 건가요? 만약 피가 아니라면 이 사진을 본 사람이 피가 아니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처음부터 상상을 하면서 이 사진을 찍은 것입니까? (곽재식 인터뷰 중
보스토크 매거진은 구병모와 곽재식, 정세랑, 배명훈 등 네 명의 SF 작가에게 아무런 정보 없이 각각 몇 장의 사진을 보냈습니다. 그러고는 그 사진을 사용해서 각각 한 편의 SF 소설을 써 달라고 부탁했고요. 각각의 작가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의 청탁에 응답했고, 이 특집호에는 사진으로부터 태어난 기이한 소설들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괴상한 기획을 하게 된 것은, 우리가 SF 소설과 사진의 상상력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SF 소설은 그 과격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지 문학 뿐 아니라 영화와 음악, 시각예술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주어 온 장르입니다. 우리는 SF의 상상력이 담긴 비이커에 사진 몇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과연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보고 싶었습니다. 불이 붙을지, 폭발할지, 색깔이 변할지,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피시식 하는 소리를 내면서 아무 변화도 없을지.
비어있다는 것, 그리고 채워져 있다는 것에 대해 쓰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진에 지배되지는 말아야겠다 싶었고요. (중략 세계를 망가뜨리지는 말아야지, 그러면서도 상실과 빈 공간을 담아내야지, 그런 고민의 결과가 소설의 방향을 결정지었다고 생각합니다.(배명훈
SF는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세계에 대해 가장 의구심을 품는 장르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어떤 과학자들은 수많은 선택과 우연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무한한 평행우주들이 모두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중에는 지금 여기보다 조금은 괜찮거나, 훨씬 더 무섭고 고통스러운 세계도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SF는 과학적 상상력을 로켓처럼 타고 이 평행우주들의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