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1장 ― 아비 없는 자식들의 여정: 장르와 작가, 한국식 변용 모델을 찾아서
홀로 선 자식들의 과제/장르와 작가/한국의 현대 상업적 작가들
김영진의 클로즈업
한국 영화사의 빛바랜 천재적 재능들
2장 ― 전통의 단절과 부활: 세대교체를 위한 본능적 허물벗기
통속물로서의 장르/리얼리즘의 실체/장르관습의 재생/제3의 길
김영진의 클로즈업
코리안 뉴웨이브와 박광수
3장 ― 장르의 인과율을 무시하는 상상력: 탈피와 타협,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둔 감독들
서사의 틀을 벗은 새로운 표현의 세계/전도된 현실과 판타지의 파라독스/내러티브 진공과 이미지의 틈/인과론 부정과 리얼리티의 자의성/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나라/목적을 해체한 그들의 야심
김영진의 클로즈업
21세기 한국 영화의 페르소나 송강호
4장 ― 장르관습에 대한 순응과 저항: 관습적인 것을 다루는 그들만의 방식
한국 멜로드라마의 뿌리와 걸어온 길/새로운 멜로 공식과 환유적 공간/고전적 장르 규범의 매너리즘과 혁신
김영진의 클로즈업
흥행사와 작가의 갈림길에 있었던 강우석
5장 ― 의식이 장르가 될 때: 블록버스터, 역사, 로컬리티를 중심으로
스펙터클한 쾌감의 정체/영화적 시선으로 담은 장르로서의 역사/스크린으로 전달된 공감과 감동의 파도/영화적 해석과 실제 역사의 충돌 사례들
김영진의 클로즈업
블록버스터 국수주의의 명과 암
6장 ― 장르 해체의 모험: 스스로 장르적 규칙을 파괴한 거장들
장르 판타지의 전경화를 꾀하다/장선우의 해체적 전망/서사의 교란과 확장/해체의 담대한 몸짓
김영진의 클로즈업
이창동이라는
미학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 한국 영화의 비평적 연대기
지난 20여 년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미학적 활기가 넘치는 시기였다. 이때 등장했던 영화들은 금기를 깨는 플롯과 시각을 장악하는 강렬한 장면들로 무방비 상태였던 관객의 심리를 자극했다. 당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한 감독들 중심에 몇몇 감독의 존재감은 상당히 두드러졌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시작으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복수 시리즈에서 지금까지 금기시되어 온 소재들의 한계를 무너뜨렸고,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과 「마더」에서 좀처럼 꺼내기 힘든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보여 주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묵직하게 담았다. 이들은 기존 영화의 장르적인 관습에 표면적으로 순응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 안에 자신만의 작가적 개성을 표출하여 전통적인 장르를 전복시키고 시장의 승리자로 올라섰다. 한국 영화는 수많은 관객의 인생 영화가 되었고,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감독 등은 장르의 순응과 전복의 파도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영화를 만들어 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위를 획득했다.
“투자자들은 질색하겠지만 나는 이들 감독이 추구했던 그 위반의 정서와 날렵한 재능을 존경했다. 그러나 한국의 영화산업이 점점 촘촘한 관리 체계를 갖추면서 창작자들의 위반 시도는 점점 드물어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초부터 불과 20여 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찬란한 성취와 현재의 드문 성취를 회고조로 돌아보는 것은 아니다. 신新전통은 이제 시작되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믿는다.”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시기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의 빛과 그림자를 미학적 분석을 통해 드러내는 본격 영화 비평이자, 한국 영화가 가장 부흥했던 시기에 평론가로서 활동한 김영진이 남긴 혼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