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한 중딩의 삶 / 불쾌한 자식들 / 내가 안 무서워? / 따뜻한 훈육 / 뭐야, 저 자식들은 / 엄마는 내 인생을 망쳤어요 / 미안하지만 나 좀 도와주라 / 넌 복 받을 거다 / 내가 살아 있는 이유 / 그건 내 운명 때문이야 / 학생이 도와줘요 / 의도가 벌써 불순하잖아 / 나는 언제까지나 혼자여야 해 / 내가 그럴 줄 알았지 / 나라는 존재는 무언가 말이다 / 내겐 그런 뻔뻔함이 없다 / 내가 만들지 않은 인생은 없다 / 잘 살아남을 이유
“내가 만들지 않은 인생은 없다.
다만 행복한 이는 행복하기를,
불행한 이는 불행하기를 선택했을 뿐이다.”(앤디 앤드루스
한은희 청소년문학가의 청소년소설 ‘새드 보이’는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나가는 경온의 삶을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써 내려가 쉽게 몰입하게 된다. 엄마가 흘린 말에서 시작된 경온의 방황은 ‘혜윰누리’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갈피를 찾아 나간다. 완벽한 삶을 타고난 사람은 없지만, 완벽한 삶을 향해 한 발 한 발 꾸준히 나아간다면 다다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경온은 부주의한 말로 인한 상처와 방황 속에서도 곤란한 사람을 두고 보지 못하는 남다른 감수성을 가졌다. 그런 감성을 이해해 주는 친구를 만나며 서로의 지지자가 되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눈부시다. ‘잘 죽기 위해’ 살아가던 경온은 어느덧 틀을 깨고 나와 ‘잘 살아남을 이유’를 만들게 된다. ‘새드 보이’는 그렇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 첫 발을 내딛는다. 행복한 인생을 선택하기 위해.
책 속으로
이모가 나를 돌아봤다. 그러더니 내 손을 잡고 방바닥으로 앉았다. 얼결에 나도 따라서 앉았다.
“너 작년부터 소설 썼잖아. 내가 한번은 네 엄마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걔가 그런 데 소질이 있었나 봐.’하고 놀라지 뭐니.”
당연히 그렇게 말했겠지. 엄마는 내가 뭘 잘하는지,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지 따위 모른다. 아니, 모를 거다. 그런 사람이 내 엄마다.
-p. 36~37, ‘따뜻한 훈육’ 중에서
살면서 내가 느낀 건데 사람은 누구나 병이 있다. 몸에 생긴 병이 아니면 마음의 병이라도 있다. 큰 병과 작은 병, 눈에 확 뜨이는 병과 너무 작아서 드러나지 않는 병이 있을 뿐이다.
나도 무슨 병인가를 앓고 있는 사람일 거다. 그렇다면 내가 앓고 있는 병은 무엇일까. 거기까지 생각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지? 난 병 같은 거 없어. 그저 희생양일 뿐이야!
내가 중 1이었던 여름, 중 3이었던 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