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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사년에 태어난 딸아이가 걷고 말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와 세상을 다시 알아가는 아빠 사이에서 짓거나 꾸민 이야기도, 전래되는 이야기도, 책에 담긴 이야기도, 소문이나 그 어떠한 이야기도 수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들은 시간을 따라 흘러가거나 남아서 맴돌았습니다. 맴도는 이야기들은 주저리주저리, 정황만 있습니다만, 매번 눈이 동그래집니다. 변화무쌍합니다.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감동 따윈 없습니다만, 그 이야기들은 씨앗과 같아서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자고 오랜 시간 생각이 심심했습니다. 이 이야기책이 내일의 독자에게 재미있을까, 쓸모가 있을까 따위까지 걱정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내일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 온갖 상상이 난무하지만, 옛 것은 이미 결과가 소상하니 적절한 우리 옛 것을 찾고, 알고, 따라 하면 좋을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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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하고 울긋불긋한 무당벌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엮어서 남다르게 이야기책을 만들었습니다. 무당벌레 등에 있는 점을 헤아리며 수를 알고 익힐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 권력, 힘 따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책이라고 아이들에게만 맞추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이러저러한 우리 옛 것을 따라 해서 여러모로 새롭게 하고자 했습니다.
무당벌레는 몸길이 칠 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반구형 곤충입니다. 등이 노란색, 주황색, 검은색 등 매우 다양하며 광택이 납니다. 여기에 점무늬가 있는데 변이가 심해서 그 수도 다양합니다. 점무늬가 없는 무당벌레도 있습니다. 딱지날개가 있고 그 안에 실제 비행에 사용하는 날개가 있습니다. 들이나 산의 진딧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서식하며, 봄부터 늦가을까지 성충을 볼 수 있습니다. 성충은 크게 무리를 이루어 풀과 낙엽 밑, 건물 안 등 특정한 장소로 이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