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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순간 수집가 : I LOVE 그림책 (양장
저자 크빈트 부흐홀츠
출판사 보물창고(푸른책들
출판일 2021-12-20
정가 16,000원
ISBN 9788961708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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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막스 아저씨는 왜 ‘순간 수집가’일까?

“햇살이 빚어 낸 가느다란 그림자가 내 뒤에서 마루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동안, 시간은 막스 아저씨의 그림 속에서 끝없이 확대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그림들은 아저씨가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것들에 대한 추억이고 회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모든 그림 속에는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날 꽉 휘어잡고는 그림 속으로 잡아끌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막스 아저씨는 언제나 특정한 순간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나는 그런 순간이 있기 전에 이미 어떤 일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걸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 순간이 생기기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지만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계속될 하나의 이야기가 그림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어느 날, 섬의 항구 근처에 위치한 주택의 5층으로 이사 온 화가 ‘막스 아저씨’는 아래층에 사는 소년인 ‘나’와 격의 없이 지낸다. 구닥다리 안경을 쓰고 몸이 뚱뚱해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기 일쑤인 나를 ‘예술가 선생님’이라 부르고 ‘나’의 바이올린 연주를 기쁘게 들어 주며 늘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아저씨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선생님인 셈이다. 하지만 아저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 주는 법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긴 여행을 떠나면서, 화실에 ‘나’만을 위한 생애 최고의 전시회를 마련해 둔다.
“어떤 그림이든 비밀이 있어야 하지. 나조차 그게 뭔지 모를 수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내 그림에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발견할 수도 있단다. 나는 수집가일 뿐이야. 난 순간을 수집한단다.”
언젠가 막스 아저씨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엔 언젠가 한 번 꿈에서 본 듯한, 또 언젠가 현실에서 한순간 눈에 포착될 듯한 장면의 그림들이 펼쳐져 있다. 눈이 펑펑 오는 거리를 가로지르는 하얀 눈코끼리들, 늦은 저녁 도시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불은 환하게 밝힌 채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오르다 스르르 움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