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전교 1등 영재 코스만 밟아온 일란성 쌍둥이 형 건휘는 성적과 스펙에 집착하는 엄마와 매일 다툼을 일으키곤 했다. 그런데 터질 듯한 스트레스를 안고 지내던 건휘가 큰 사고를 치게 된다. 농구 게임을 하다가 시비가 붙은 아이의 목을 조른 것이다. 아이가 의식을 잃어 병원에 실려 간 사이, 건휘는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날 밤, 엄마는 선휘의 방으로 찾아와 말했다.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겠니?” 엄마는 ‘완벽한’ 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설령 동생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일이라 해도.
그러던 어느 날, 건휘가 죽었다. 건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그에게 쏟아 부어졌던 엄마의 집착은 선휘에게 옮겨가게 된다. 형을 대신하는 것이 산 자로서의 도리라는 엄마의 집착에 선휘는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 답답한 속을 그나마 뚫어주는 것은 시원한 콜라. 정신과 치료는 진전이 없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던 중 같은 반 은빈과 가까워진다. 성적은 나쁘지만 자신의 꿈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은빈과 사귀며 선휘도 자유로운 삶을 점점 더 강하게 갈망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집착과 선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선휘는 그 끝에 자신의 세계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책속에서>
병원 밖으로 나오자마자 편의점부터 찾았다. 길 건너에 편의점이 보였다. 신호등도 무시하고 길을 건넜다. 목이 탔다. 갑자기 자동차 경적이 크게 울렸다. 길을 걷는 동안 편의점만 오롯이 떠올리다 보니 도로 위의 차들을 의식하지 않았다. 나는 고갯짓을 하며 후다닥 편의점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음료 냉장고가 편의점 안쪽에 깊이 들어가 있었다. 냉장고 앞으로 다가가 닥치는 대로 빠르게 콜라 캔을 몇 개 집었다. 계산도 하기 전에 먼저 콜라 캔을 하나 따서 마셨다. 톡 쏘는 콜라가 목울대를 지나자 가슴에서 불이 날 것 같은 더운 기운이 가라앉았다. 편의점에서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콜라 중독자다.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