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를 ‘휘슬블로어’가 되도록 만들었는가
우버의 창업자이자 CEO였고, 실리콘 밸리 성공 신화의 주역이었던 트래비스 칼라닉은 결국 수전 파울러의 고발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수전 파울러의 행동이 우버와 실리콘 밸리를 넘어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용감한 선택과 행동이 전 세계 여성과 숨죽이고 있던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타임》이 선정한 2017년 올해의 인물인 ‘침묵을 깬 사람들’ 중 한 명이 되었고 《파이낸셜타임스》 ‘올해의 인물’, 《블룸버그》 ‘올해의 50인’, 《포춘》 ‘40세 미만 40인의 리더’ 등에도 선정되었다.
수전 파울러가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내부 고발자’가 된 것은 단지 우버 입사 첫날 상사로부터 당한 성폭력과 이 일에 대해 우버가 보여준 부조리한 처사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우버에 입사하기 전에도 살아오면서 다양한 형태의 차별로 고통받아야 했다. 그는 “현대 미국 서부 지역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깡촌”일 것이라고까지 표현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규 교육마저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이를 극복했고 당당히 아이비리그에 진학했다. 하지만 대부분 부유한 집안 출신이 장악한 그곳은 그의 도전을 반기지 않았고 교육 기회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를 가로막는 장벽을 피해 개척한 길이 실리콘 밸리였고, 쟁취한 기회가 바로 우버였다. 하지만 모두가 선망하는 화려한 직장이었던 우버는 “홉스적”이라고 묘사되는 학대적 경쟁 구도 속에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며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할 시늉조차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성차별과 인종 차별, 가스라이팅은 물론이고 노동법과 기본적 인권도 무시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곳이었다.
“유대인이라는 배경을 드러내지 않고, 성적 지향을 숨기고, 트레일러촌에서 왔다는 것을 감추는 법을 배웠고, 문신을 숨겼고, 주변에 잘 적응하기 위해 매너와 교양에 대한 책도 열심히 읽었다”(114쪽고 고백한 수전 파울러는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