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잊혀져 가는 노근리 사건
누구나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서둘러 잊으려 한다. 하지만 역사에서만큼은 예외다. 지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상처와 아픔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상처와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 동화를 읽어야 하는 것도 그 까닭이다.
‘노근리 사건’은 우리가 걸어온 수난의 역사 한복판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으나 아무도 들추어보려 하지 않는 아픈 기억 가운데 하나다. 1950년 7월, 한국 전쟁...
>>잊혀져 가는 노근리 사건
누구나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서둘러 잊으려 한다. 하지만 역사에서만큼은 예외다. 지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상처와 아픔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상처와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 동화를 읽어야 하는 것도 그 까닭이다.
‘노근리 사건’은 우리가 걸어온 수난의 역사 한복판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으나 아무도 들추어보려 하지 않는 아픈 기억 가운데 하나다. 1950년 7월,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은 ‘흰 옷 입은 사람은 무조건 사격하라’는 작전 명령에 따라 충북 영동군 노근리 일대에 사는 주민 400여 명을 노근리 쌍굴 다리 밑으로 몰아넣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꼬박 사흘 밤낮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주민들은 깜깜한 굴 속에 갇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미군의 총알받이가 되어 죽어갔다. 살아남은 사람은 고작 20명 남짓이었다. 이것이 ‘노근리 사건’이다.
그렇게 엄청난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냉가슴을 앓으며 속 시원한 대답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근 반세기 동안을 벙어리로 살아야 했다.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발뺌하는 미국과 거기에 동조한 우리 정부의 무책임함 때문이었다.
『노근리, 그 해 여름』은 이 가슴 아픈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작가는 노근리 굴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