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프롤로그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혹은 오즈의 에메랄드 시티·006
1 부 겨울
참을 수 없는 이 청춘의 상태·014
문득 또 달아나고 싶은 걸…… 왜인지도 모르게·022
세기의 코트 환불 사건·028
이 동네에서는 시크가 통하지 않아·036
‘레가토의 첼로’의 속도로 사는 사람들·044
투스를 처음 만나러 가는 날·052
내 청춘의 피난처를 찾다·060
몸과 마음으로 먹는 농장의 아침·070
내가 양배추 군과 사랑에 빠지다니!·080
기나긴 겨울밤, 무얼 하며 보낼꼬?·090
2 부 봄
추운 밭고랑에서 호호 불어먹는 밀크티의 맛·100
채소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우퍼·106
런던의 교외선을 타고 친절한 스프링 씨, 도착하시다!·112
사토코가 농사짓는 법·120
나의 페르소나, 키티 그레이·130
토마토에서 오렌지 주스 맛이 나서 오렌지 주스 맛이 난다고 했을 뿐·138
고통은 좋은 거다·144
민낯이 더 아름다운 이유·148
3 부 여름
진짜 농부가 되고 싶어? 워너비 농부?·154
못나고 상처 난 것들도 버리지 않는 마음으로·162
한 줌 보리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냠냠 보리과자가 되기까지·168
못 말리는 수다쟁이 중국아줌마가 스파이라고?·176
내겐 너무 따뜻한 괴짜 이웃들·182
낮에는 운동회 하듯, 밤에는 히피가 된 듯·188
농장의 밤은 도시의 낮보다 아름답다·194
소시지처럼 생긴 사람, 사과 같이 생긴 사람·200
뽐므 파탈, 내겐 너무 치명적인 그녀·208
4 부 가 을
로사야, 고무장화의 나도 나고 킬힐의 나도 나야·216
헛간댄스를 아시나요?·222
농부의 손에는 핸드크림이 필요하지 않다·228
자연이 키운 아이들을 만나다·232
자급자족의 도시, 루이스에서·238
체류전문가의 또 다른 외출, 잇팅 디자인·246
나를 영글게 한 지난여름의 추억·254
에필로그
집으로 돌아오니 밖에서 찾던 것이 여기 있었네·260
출판사 서평
촉촉한 브라우니 같은 밭이랑,
포도 덩굴이 감고 올라가는 담장,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고양이……
비.밀.스.러.운. 내. 청.춘.이 시.작.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난다
세상의 끝으로 도망친 그때 그 시절, 밭고랑 사이에 두고 온 내 청춘
어느 시인이 말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이 온다고. 한국에서 갓 대학을 졸업할 즈음의 강은경 작가가 그랬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었다. 단지 시인의 언어와 다른 점이라고는 그 시점...
촉촉한 브라우니 같은 밭이랑,
포도 덩굴이 감고 올라가는 담장,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고양이……
비.밀.스.러.운. 내. 청.춘.이 시.작.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난다
세상의 끝으로 도망친 그때 그 시절, 밭고랑 사이에 두고 온 내 청춘
어느 시인이 말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이 온다고. 한국에서 갓 대학을 졸업할 즈음의 강은경 작가가 그랬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었다. 단지 시인의 언어와 다른 점이라고는 그 시점이 서른이 아니라, 이제 갓 스물넷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속에 뜨겁게 끓어오르자, 그녀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고 런던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그것이 그 당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역만리 런던까지 와서도 어정쩡하고 애매모호한 마음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속수무책의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던 그때, 우연히 놀러간 컥필드에서 투스의 농장이 그녀의 발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된 농장에서의 생활과 그 기록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나, 이곳으로 이사와 함께 살아도 돼요?
이렇게 묻는 그녀에게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리고 혹여나 그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 농부 투스의 대답에도 주저함이라곤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