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작품 속으로 ? 프롤로그
알 수 없어 살 만한 인생 ? 밀라노
두려움을 이기는 법 ? 베네치아
볼로냐의 환대 ? 볼로냐
질투는 나의 힘 ? 피렌체
욕심의 무게 ? 시에나
모든 신들의 신전 ? 로마
아름답다는 것 ? 알베로벨로, 마테라
나폴리 사람들 ? 나폴리
지금, 여기 ? 포지타노, 폼페이
나의 절정 ? 팔레르모
우리의 신화 - 카타니아
가지 않은 길 ? 타오르미나
페르마타, 나 자신과의 만남 - 라구사
상처뿐인 영광 - 시라쿠사
뜻밖의 선물 - 스펠로
안개로 난 길 ? 아시시
운하의 밤 ? 밀라노
퇴고할 수 없는 시간 ? 에필로그
작가의 말
‘쉰여덟 살 봄, 첫 문장을 쓰듯 우리는 떠났다.’
이금이 작가의 첫 에세이가 출간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2년 전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기다. 절친한 친구들과 오래전부터 ‘환갑이 되기 전 긴 여행 다녀오기’를 버킷리스트로 삼았었다. 아무리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들어도, ‘환갑’은 역시 특별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보상’ 같은 걸 스스로에게 주고 싶기도 했다.
어릴 적 나는 내가 50대가 될 거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 30대에는 시속 30킬로미터, 40대엔 40킬로미터 식으로 나이 들수록 세월의 체감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나 또한 그렇게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게 닥쳐올 예순 살이 벌써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일정이 안 맞는 친구들을 제외하고 보니 40년 넘은 친구 진과 단둘이 여행을 하게 됐다.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유명 관광지부터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마을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친구와 함께, 혹은 홀로 다니며 발견한 이탈리아 구석구석의 풍경과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퇴고할 수 없는 시간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시간. 아무리 40년 된 친구라 해도 단 둘이 딱 붙어서 한 달을 보낸다니. 떠나기 전부터 주변인들의 걱정을 수없이 들었고, 그 걱정들은 여행지에서 현실이 되었다.
여행 계획을 아무리 잘 짜놓아도 인생은 역시 앞을 모르는 법. 계획했던 것이 어긋나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 등 50대 후반의 두 여행자에게 다양한 시련(!이 닥치기도 한다. 그때마다 지혜롭게 극복하고, 느긋한 자세로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연륜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 말하길 어떤 일이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보내는 진과 나의 일상도 밤마다 뜨는 달빛에 물들며 우리의 신화가 돼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