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들을 찾으며
내가 누구인지도 알아내야 해
사라진 친구와 엄마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가진 우주 소녀와 지하 소년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규정할 수 없다는 정체성의 혼란이다. 뱀파이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지하에서 머무는 영수도, 자신을 지구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 우주로 데려가 줄 친구만 애타게 기다리는 현지도 얼핏 보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고 내가 머무는 이곳에 나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혼란스러운 느낌은 성장기를 보내는 십 대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각이다.
“할머니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예쁘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
“뭐라카노? 니 때가 제일 좋은 때라는 거 모르나?”
“그런 거 몰라. 모른다고!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왜 가장 좋은 때에 미치도록 힘든 거냐고!”
―본문 231면
친구를 찾으면, 엄마를 찾으면, 내가 진짜로 뱀파이어인지 외계인인지를 알아내면, 우주 소녀와 지하 소년은 이 별을 떠나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 별에서는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밝혀야만 살아갈 수 있는 걸까. 현지와 영수는 모든 것의 정답을 찾기 위해 마리안느의 마지막 멤버가 밝혀진다는 콘서트홀로 향한다.
우리는 주파수를 맞춰 공명할 수 있다
이 별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
『마리안느의 마지막 멤버』는 현실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모두를 위한 소설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고뇌하고, 그 와중에 나타난 삶의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고, 예상치 못했던 일에 절망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현지와 영수는 바로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실의 고단함이나 풀 수 없는 문제를 외면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 손을 잡고 공명하며 나름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말한다. 영수와 현지가 찾은 의미가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발 딛고 선 세상에